미성년자의 신뢰와 환심을 이용해 성관계를 했어도 민사상 불법 행위에 해당돼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박현 광주지방법원 민사2단독 판사는 엄모씨(47) 부부와 딸(17)이 최모씨(48)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12일 밝혔다. 재판부는 “최씨는 엄양에게 4000만원, 엄씨 부부에게 800만원을 각각 지급하라”고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사건 당시) 45세 문구점 주인이 중학교 2학년 여학생에게 문구류 등을 주면서 환심을 사 성관계를 한 것은 형법상 죄가 되지는 않더라도 분별력이 성숙하지 않은 엄양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한 ‘성적 착취’”라고 규정했다. 또 “엄양은 평생 씻을 수 없는 정신적 고통을 입었고 부모의 고통도 컸을 것으로 보여 최씨는 금전으로라도 위로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최씨는 형사재판에서 강제추행죄에 대해서만 징역 1년을 선고받고 강간죄에 대해서는 ‘강제력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무죄 판결을 받았다.

한상종 변호사는 “법원이 반인권 반사회질서 행위에 대해 보다 엄격한 잣대를 대는 추세여서 앞으로 이 같은 판결은 더 많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광주=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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