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 "무슨 사고 났나요?"…사고 통보 못 받은 듯

지난 1월말 불산 사고가 발생한 지 석 달여만인 2일 또 불산이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한 경기도 화성시 반월동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평소보다 2배가량 많은 삼성 직원 10여명이 정문에서 외부인과 차량 진입을 통제해 삼엄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퇴근하기 위해 공장을 나선 직원들은 모여든 취재진을 보고 발걸음을 멈춘 채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삼삼오오 대화를 나눴다.

소방당국과 경찰, 화성시 소속 차량이 정문을 지나 공장 쪽을 향하자 그제야 곳곳에서 "또 사고 났나 봐"라는 웅성거림이 들렸다.

직원 김모씨는 취재진에게 "무슨 사고가 났느냐. 회사에서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했다"며 불안해했다.

이곳에서는 지난 1월 27일 11라인 중앙화학물질공급시스템(CCSS) 탱크룸 안에서 불산이 누출돼 작업자 1명이 사망하고 4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삼성은 아무런 신고도 하지 않다가 사고발생 24시간여 만에 경기도청에 내용을 알려 늑장 보고라는 비난을 받았다.

사고를 수습하기 위해 본사에서 나온 삼성 커뮤니케이션팀 직원들도 지난 사고를 의식한 듯 "나중에 정식 브리핑을 통해 설명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그러나 석 달 전 사고가 발생한 시설에서 또 불산이 누출됐다는 소식을 전해 들은 직원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삼성전자 다른 사업장 직원인 장모(30)씨는 "화성사업장에 근무하는 동료로부터 똑같은 사고가 연달아 발생해 무섭다는 전화를 받았다"며 "다른 사업장에 근무하는 직원들도 이러한 사고가 날까 봐 불안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장을 나서던 이 사업장 다른 직원도 "사고가 난 곳과 떨어진 곳에서 일하고 있어 몰랐다.

사람이 다치는 사고가 났는데 회사가 직원들에게 사고 사실을 알려야 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11라인에서는 지난 사고로 사용이 금지된 밸브를 교체하기 위한 작업을 벌이다가 밸브에 남아있던 불산이 누출돼 직원 3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화성연합뉴스) 최종호 기자 zorb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