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서에 적힌 학생들 학교서 때리는 것 봤다"
경찰, 가해자로 지목된 5명 등 15일 소환 조사

경산 자살 고교생 최모(15)군이 중학교 시절에 같은 반 친구들이 보는 앞에서 강제로 바지를 내려보이는 수모를 당했다는 진술이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고교생 자살사건을 수사중인 경산경찰서는 "최군이 중학교 2학년이던 2011년 7월 교실에서 같은 반 친구 권모군으로부터 공개적으로 바지를 내리라는 요구를 받고 실제로 그렇게 했다는 진술을 최군 중학교 동기들에게서 확보했다"고 14일 밝혔다.

최군이 성적 수치심을 느끼도록 만든 장본인으로 알려진 권군은 유서에서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이다.

권군은 경산지역에서 소위 '일진'으로 불릴 만큼 위세가 대단했다는 게 주위 학생들의 증언이다.

숨진 최군의 중학교 동기 A군은 "권00이 중학교 시절 '짱'으로 통했으며 7~8명이 몰려다니며 학생들 돈을 뺏거나 폭행을 일삼았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권군 말고도 유서에 적힌 김모, 배모, 서모, 정모 군 등 4명이 2011년 3월부터 작년 12월 사이에 학교 안에서 최군을 폭행했다는 증언도 확보했다.

또한 유서에 나와있지 않은 B군이 이달 초 최군과 고교 기숙사에서 룸메이트로 지내면서 발로 최군의 배를 한 차례 폭행하는 것을 봤다는 진술도 받았다.

최군과 중·고교 동기인 B군은 가해자로 지목된 권모군으로부터 중학교 3년 내내 수십 차례에 걸쳐 폭행을 당한 것으로 알려져 학교폭력 가해자인 동시에 피해자로 파악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찰은 권군 등 가해자로 지목된 5명의 학생과 B군 등 모두 6명을 오는 15일 불러 최군에 대한 폭행 여부를 조사할 예정이다.

또 최군과 같은 중학교를 나오고 같은 고교에 진학한 학생 18명을 상대로 폭행 관련 설문조사를 하는 한편 숨진 최군의 휴대전화 통화내역, 컴퓨터 등을 분석한 결과를 곧 공개할 방침이다.

한편 유족을 상대로 한 경찰조사에서 숨진 최군이 2011년 여름께 가해학생으로부터 발로 걷어차였고 담임교사가 이 사실을 알고 최군 어머니에게 알렸으나 별다른 조치가 없었다는 진술이 나와 학교측의 소극적인 대응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대구.경산연합뉴스) 김용민 기자 yongm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