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승부조작 혐의를 받는 강동희(47) 감독에 대해 검찰이 8일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하자 농구계는 당혹스러움과 침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강동희 감독과 동부에서 감독과 코치로 한솥밥을 먹은 전창진 부산 KT 감독은 "(구속영장까지 청구될 줄은) 예상 못 했다.

지금 상황에서 무슨 이야기를 할 수 있겠느냐"며 한숨을 내쉬었다.

유재학 모비스 감독도 "뭐라 할 말이 없다"며 "브로커 최씨라는 사람이 그 나이대 선수들과 거의 다 아는 사이라고 하던데 강 감독이 잘못은 했지만 운도 나빴던 게 아닌가 싶다"고 안타까워했다.

문경은 SK 감독은 "농구인으로서 사실이 아니길 바랐는데 할 말이 없다"며 "강동희 감독님과 대표팀에서 10년 이상 함께했다.

그런 일을 할 분이 아닌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동광 서울 삼성 감독 역시 "강 감독이 검찰에 출두할 때도 (승부조작과) 관계없다고 했는데 이렇게 되니 멍하고 당혹스럽다"며 "있어서는 안될 일이 일어났는데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조성원 SBS ESPN 해설위원은 "다른 사람도 아니고 동희 형이 그럴 사람이 아니다.

어디서 뭔가 잘못된 것이지 (승부조작은) 끝까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믿기지 않아 하기도 했다.

농구 팬들의 충격과 실망은 엄청나다.

이번 시즌 내내 논란거리였던 '져주기 의혹'에 현직 프로팀 감독의 승부조작 혐의까지 드러난 데에 팬들은 허탈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원주 동부 공식 홈페이지의 자유게시판에는 열렬히 응원하던 팀이 승부조작에 연루된 데에 분노하는 팬들의 목소리가 잇따랐다.

이모씨는 "설마 하면서도 오해라고 생각하고 믿었는데 선수들의 땀과 노력을 팔아먹다니 실망"이라며 "최고의 스타 플레이어 출신인데 (그간의 성과를) 하루아침에 재로 만들었다"고 성토했다.

김모씨도 "아니길 바랐는데 배신감이 커 '멘붕' 상태다.

하루아침에 폭삭 무너진 느낌이다"라고 적었고 박모씨는 "선수들까지 의심해봐야 하는 것 아닌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는 글을 올렸다.

아이디 'shoe****'는 관련기사에 "농구가 내려갈 대로 내려갔다"고 댓글을 달았고 'lala****'는 "국내 농구 레전드가 처참히 몰락하는구나"라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아이디 'lake****'는 "팬으로서 크게 실망했지만 이렇게 된 이상 농구계의 검은손을 다 뿌리 뽑아야 한다"라는 댓글로 재발 방지를 바라기도 했다.

프로농구 승부조작 혐의를 수사중인 의정부지검 형사5부는 강동희 감독이 승부조작에 개입한 사실을 확인하고 이날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강동희 감독은 2011년 3월 브로커 두명으로부터 수천만원을 받고 4차례 승부조작에 개입한 혐의로 7일 의정부지검에 소환돼 조사를 받고 8일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김수현 기자 inishmor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