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명 대질신문서도 진술 달라…"비비탄 총 재미삼아 쐈다"

서울 도심에서 난동을 피운 미군들이 6일 진행된 대질신문에서도 엇갈린 주장을 굽히지 않아 누가 도주 차량을 몰고 경찰관을 들이받았는지 대한 조사가 난항을 겪고 있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지난 4일 조사를 받은 C(26) 하사와 F(22·여) 상병을 이날 오전 다시 불러 2시간가량 대질신문을 했다.

대질신문에서 F상병은 "운전은 계속해서 C하사가 했다"고 주장한 반면 C하사는 "운전을 하다가 (도주를 하던 중) 녹사평 근처에서 D(23) 상병과 자리를 바꿨다"고 주장했다.

C하사는 용산구 이태원에서 경찰과 대치할 당시 경찰이 깬 유리창 파편이 눈에 들어가 운전을 할 수 없던 상태였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전날 미8군 용산기지 내 121병원에 입원 중인 D(23) 상병을 조사하고 D상병과 F상병의 진술이 일치한다고 판단, 2명의 대질신문으로 누가 차를 몰고 경찰관을 들이받았는지를 밝힐 계획이었으나 진술이 계속 어긋나면서 진실을 밝히는 데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사건 당일 경찰과 함께 이들을 뒤쫓은 택시기사 최모(39)씨와 함께 현장을 둘러보며 C하사의 진술처럼 운전자를 바꿀 만한 장소가 있었는지를 살피고 있다.

인근 CC(폐쇄회로)TV 등을 통해 진술의 신빙성을 확인하고 필요하면 거짓말탐지기를 이용해 조사한다는 계획이다.

조사 결과 시민을 겨냥해 비비탄 총을 쏜 사람은 F상병으로, 그는 "별 생각 없이 재미삼아 쐈다"며 범행을 시인했다.

경찰은 F상병 이외에도 비비탄 총을 쏜 사람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으나 C하사인지, D상병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진술이 엇갈린다고 전했다.

경찰은 이들이 비비탄 총 사용으로 경찰 조사를 받으면 부대에 복귀해 엄한 처벌을 받을 것이 두려워 도주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3명이 모두 도주를 하는 데 동의했다면 공범이 되겠지만 누군가가 독단적으로 도주를 시작했다면 이들 중 일부는 무혐의 처리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이날 미군 측으로부터 D상병의 몸에서 제거한 유탄을 제출받았다.

이와 함께 D상병의 소변과 혈액, 사건 당일 입었던 옷도 함께 경찰로 가지고 와 조사에 활용할 예정이다.

D상병은 왼쪽 어깨 아랫부분에 총알을 맞아 폐에 피가 고이는 등 상태가 심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chom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