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S(성균관대)라인이야?”

성균관대 법대를 나온 황교안 전 부산고검장(77학번)이 13일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발표되면서 박근혜 정부에서 성대 출신의 약진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특히 성대 법대 출신이 상한가다. 정홍원 국무총리 후보자(64학번)가 성대 법대 야간을 나왔고,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장 출신으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정무분과 전문위원으로 활동 중인 곽상도 변호사(79학번), 오는 25일 취임하는 위철환 차기 대한변호사협회장(80학번)도 성대 법대 야간 출신이다.

학과는 다르지만 인수위의 유민봉 총괄간사(76학번)와 안종범 고용·복지분과 인수위원(77학번), 모철민 여성·문화분과 간사(78학번)도 성대 동문이다. 이처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대통령직 인수위 인사와 1~2차 주요 인선을 통틀어 중용한 성대 출신은 서울대 출신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성대 법대는 1980년도까지 입시에서 ‘후기’일 때와 야간이 유명했다. 황 후보자처럼 서울대 법대에 낙방한 고시파들은 대부분 후기인 성대나 한양대 법대로 갔다. 커트라인도 상당히 높았다. 성대가 후기모집에서 전기모집으로 바뀐 것은 1981년부터.

지금 50대 중반 세대까지만 해도 실력은 있지만 집안 경제사정이 여의치 않으면 야간대학에 진학했다. 낮에는 교사나 은행원으로 일하는 한편 밤에는 법전을 파면서 법조인의 꿈을 꾼 사람들이 주로 다녔다. 정 후보자와 위 차기 회장은 교편을 잡으면서 야간대학을 다녔다. 야간모집은 1998년까지 계속됐으며, 학과별 순차적으로 모집이 중단돼 2003년에는 완전히 없어졌다.

현재 성대 출신 검사장은 주철현 대검 강력부장과 오광수 대구지검 차장 등 2명이다. 성대 출신들이 행정분야와 법조계에서 약진하게 된 배경에 대해 주 부장은 “대개 겸손하면서도 곁눈질하지 않고 자기 일에 몰두하기 때문 아니겠나”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한 번 시험에 떨어져서 실패를 맛본 데다 학교에서 1학년 때 유학을 공통과목으로 배우기 때문에 겸손한 성품이 몸에 뱄다는 것이다.

1996년부터 삼성이 학교법인 성균관대를 실질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점, 시내 한복판이라는 지리적 이점 등도 성대 약진의 배경으로 꼽힌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