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준 국무총리 후보자가 지난 29일 자진 사퇴하면서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사진)의 거취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이 후보자에 대해선 지난 21~22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쳤지만 청문 보고서를 채택하지 못했다. 야당뿐만 아니라 여당 내에서도 반대 기류가 적지 않아 국회 인준을 받을 가능성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명을 철회하거나 이 후보자 본인이 자진 사퇴하는 수밖에 없는데 최종 결정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이에 대해 청와대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측이 서로 책임을 떠넘기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어 헌재소장 공백 사태가 장기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30일 “이 대통령이 이 후보자를 지명하는 모양새를 취했지만 박 당선인과 충분히 상의했다”며 “이미 본인이 자진 사퇴했으면 좋겠다는 뜻을 밝혔던 만큼 이제 공은 박 당선인과 새누리당 쪽에 넘어갔다”고 말했다.

새누리당도 난감한 상황이다. 장고에 들어간 이 후보자 문제를 매듭짓기 위해서는 국회 표결을 거쳐 부결시키는 수밖에 없는데 이에 대한 정치적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정우택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이날 MBC라디오에 출연해 “본인이 스스로 결정을 해야 된다. (그러나 본인이 사퇴 의사를 표명하지 않고 있어) 진퇴양난”이라고 말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