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최고형 못주나…벌이 너무 작아"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실망스럽습니다. 밝혀진 것만으로도 최고형을 못준다니 이해가 안 됩니다."

대법원이 16일 수원 20대 여성 납치살인범 오원춘에게 무기징역형을 확정하자 피해 여성의 동생 A(26)씨는 고개를 숙인 채 법정을 나섰다.

A씨는 법정 밖에서 기자들에게 재판 결과에 대한 실망과 사법부·수사기관에 대한 불신을 토로했다.

"제발 기각만 나오지 말라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미련했는지 모르지만 혹시 파기환송돼 재수사가 되지 않을까 하고 기대했는데 실망했습니다. 당연히 나쁜 짓을 한 사람은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시민입니다. 우리 가족이라서가 아니라 너무 벌이 작은 것 아닙니까."

A씨는 재판 과정에 대한 불만도 털어놨다.

그는 "법원에서 피해자나 유가족에 대해서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 것 같았다.

나쁜 짓을 한쪽은 말 한마디, 손짓·발짓 하나도 신경을 썼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A씨는 이날 상고심 선고가 있다는 사실도 전날에서야 알았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A씨는 또 경찰이 초기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했음에도 여전히 진실한 사과를 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전화 한 통이 없었으면 그야말로 실종사건으로 끝났을 것"이라며 "그렇게 구조요청을 했는데도 무시당한 것 같다"고 말했다.

A씨는 "진실 어린 사과를 받고 싶고 명백한 사실이 무엇인지도 궁금하다"며 "재판에서 경찰이 무슨 잘못을 했는지 범인이 뭘 계획하고 무슨 짓을 했는지 알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오원춘은 지난해 4월1일 퇴근하던 피해여성을 납치해 수원 팔달구 지동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1심은 오씨가 인육을 목적으로 살인을 저질렀을 개연성이 있다고 보고 사형을 선고했으나 2심에서 무기징역으로 감형됐으며 이날 상고심에서 무기징역형이 확정됐다.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kind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