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상주시 등 함구…수질오염 은폐 의혹

지난 12일 발생한 웅진폴리실리콘 경북 상주공장 염산 누출 사고 직후에 전기가 끊기면서 염산 일부가 인근 소하천으로 흘러들어간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사고 발생 후 지금까지 공장측이나 상주시 등이 공개하지 않은 것으로, 수질오염 사실을 은폐하려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14일 대구지방환경청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사고 발생 직후인 지난 12일 오후 3시부터 현장 인근에 흐르는 병성천(낙동강 지류)과 소하천에서 수질을 점검한 결과 당일 오후 5시10분부터 30분께까지 20분간 공장에서 소하천으로 이어지는 빗물관로의 수질이 PH(수소이온농도) 1-2도의 강산성을 띠었다.

이에 따라 공장측과 상주시측은 소하천으로 흘러가는 입구 등에 가물막이와 방지턱을 설치하고 중화처리를 했다.

그 덕분인지 이날 오후 8시30분부터 10시까지 1시간 30분 동안 소하천 가물막이 내에서 측정한 수질이 PH 5~6으로 상당부분 정상치 부근으로 회복됐다.

이날 소동은 염산 탱크에서 누출된 염산을 저류조에서 폐수처리장으로 보내는 작업 중에 전력 과부하로 잠시 전기가 끊기면서 펌핑이 중단되면서 발생했다.

펌프 기능이 정지되다보니 탱크에서 저류조로 계속 흘러내리던 염산이 방류벽을 타고 넘어 빗물관로로 유입된 것.
다행히 공장 옆 소하천과 소하천에서 650m 떨어진 병성천(낙동강 지류)에서는 PH 오염 농도가 정상치로 측정됐지만 정전이 상당시간 지속됐으면 염산이 낙동강 지류로 유입됐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아찔한 상황이었다.

사고 당일 염산의 방류벽 범람 탓인지 정상치를 보였던 소하천 수질이 하루 뒤인 13일 낮에는 PH 4.1~5.5로 다시 약산성을 띠었으며 급기야 오후 5시30분에는 소하천 가물막이 안의 수질이 PH 2.4로 급격히 악화돼 당국자들이 부랴부랴 중화처리하기도 했다.

대구지방환경청은 "첫날 정전으로 인해 염산이 흘러넘치면서 빗물관로에 남아 있던 염산 성분이 사고 이튿날에도 수질에 영향을 준 것 같다"면서 "그러나 낙동강 지류인 병성천은 물론 소하천에도 큰 피해를 끼칠 만한 수준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상주연합뉴스) 김용민 기자 yongm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