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전주에서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박모(43)씨는 요즘 들어 자꾸 어린이집 물건이 사라지고 정리정돈된 물건의 위치가 바뀌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최근에는 전날 정리해둔 주방용품이 흐트러져 있거나 아이들의 돼지저금통이 없어지는 등 평소 일어나지 않던 일이 잦아졌다.

처음에는 기분 탓이겠거니 하고 넘어갔지만 여러 차례 이 같은 일이 반복되자 박씨는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는 불안한 마음에 지난 29일 어린이집에 설치된 CC(폐쇄회로)TV의 수를 늘리고 방범시설을 강화했다.

그날 저녁 집에서 휴대전화로 전송되는 CCTV를 확인한 박씨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영상에는 인적이 없는 어스름한 밤 어린이집 문을 열고 들어오는 한 괴한의 모습이 찍혔다.

박씨는 서둘러 경찰에 신고했고 그 괴한은 출동한 경찰에 의해 현장에서 체포됐다.

이 괴한의 정체는 절도 전과가 있는 20대 청년인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 결과 절도죄로 집행유예 중인 조모(22·무직)씨는 지난 9월 말부터 3개월 동안 이 어린이집을 드나든 것으로 드러났다.

조씨는 어린이집에 드나들며 아이들의 돼지저금통 6개를 훔쳐 그 안에 있던 6만원을과 외국 동전 등을 훔쳤다.

또 훔칠 물건이 없을 때는 어린이집 주방에서 밥을 훔쳐먹고 계란부침을 해먹기도 했다.

조씨는 훔친 물건이 없거나 돈이 떨어진 날은 다음날 새벽 관계자들이 오기 전까지 어린이집에서 잠을 자는 등 숙식을 해결하기도 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조씨가 어린이집 열쇠를 훔쳐 자유롭게 어린이집을 드나들었다"면서 "2009년에도 비슷한 범죄를 저지르다 처벌받은 전력이 있다"고 말했다.

전주 완산경찰서는 31일 상습절도혐의로 조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전주연합뉴스) 김진방 기자 chin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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