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자 도주·금고털이 가담사건으로 매우 참담"

일산 성폭행 피의자 도주에 이어 전남 여수에서 현직 경찰관이 우체국 금고털이에 가담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경찰 수뇌부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기용 경찰청장은 27일 충남 아산 소재 경찰교육원에서 열린 전국 경찰서장 및 총경급 참모 워크숍에서 "일산 성폭행 피의자 도주사건 등 경찰관 직무 위반은 물론이고 여수 우체국 금고 절도사건에 경찰관이 가담한 정황이 드러났다"면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해야 하는 경찰관이 오히려 범죄를 저지르는 일이 발생해 매우 참담한 심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청장은 "절대로 발생하면 안 되는 행태들이 경찰 내에 잔존하는 상황에서 국민이 경찰을 어떻게 보겠냐"고 반문하면서 "뼈를 깎는 자성과 성찰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김 청장은 이날 참석한 총경급 간부들에게 "이번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해야 한다"며 "전국 경찰서장과 총경급 참모들이 천금같은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고 질타했다.

김 청장은 "내년에도 국민이 마음 놓고 생활하고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 경찰의 가장 기본적인 사명이자 존재 이유"라면서 "총경급 간부들이 조직의 기강을 확립하고 민생 치안을 강화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총경급 경찰 간부 490여명이 참석한 이날 워크숍은 주요 경찰관 의무위반사례를 분석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는데 중점을 뒀다.

행사에 참석한 한 총경급 간부는 "참석자들이 최근 발생한 일련의 사건들에 대해 자성하고 성찰해야 한다는 의견을 모았다"면서 재발 방지를 위해 특단의 노력을 기울이자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다른 총경급 관계자는 "오늘 행사는 최근 발생한 경찰 관련 대형 사고에 대해 총경급 경찰관들이 경찰청장으로부터 회초리를 맞는 자리였다"면서 "시종일관 엄숙한 분위기에서 워크숍이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워크숍에서는 내년 민생치안 확립방안, 당선인 치안공약과 중장기 경찰발전방안, 경찰 교육 쇄신 방안, 수사 공정성·신뢰성 제고방안 등도 함께 논의됐다.

(서울연합뉴스) 박용주 기자 spee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