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9일 대통령 선거와 함께 실시되는 서울시 교육감 선거를 두고 최근 진행된 여론조사들은 여전히 문용린 전 교육부 장관과 이수호 전 전교조 위원장이 양강을 구성하며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후보들마다 ‘정책으로 승부하겠다’고 했던 교육감 선거는 투표일이 다가오면서 ‘보수 vs 전교조’ ‘양강 vs 군소’ ‘빨강 4 vs 노랑 1’ 등 이미지와 키워드 대결로 전환되는 모습이다.

○양강 구도 속 문용린 근소 우세

이달 들어 진행된 여론조사에서 문 후보와 이 후보는 엎치락뒤치락 선두다툼을 하며 양강을 구성하고 있다.

KBS가 미디어리서치와 함께 조사한 여론조사(11~12일 실시)에선 문 후보 16.9%, 이 후보 15.5%로 나왔고 서울신문·엠브레인 조사(9~10일)에선 문 후보 18%, 이 후보 17.3%로 조사됐다. 한 인터넷매체가 13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선 문 후보 33%, 이 후보 26.4%였다. 이보다 불과 며칠 앞의 SBS·TNS 조사(7~8일)에선 이 후보 21.6%, 문 후보 20.5%로 이 후보 우세였다.

하지만 이 조사들 모두 ‘모름·무응답’의 부동층이 40~60%에 달하는 데다 문 후보와 이 후보의 격차도 오차범위 내라 어느 한 쪽이 우세하다고 하기 어려운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군소 후보들은 KBS 조사를 기준으로 볼 때 투표용지 순서 추첨에서 첫 번째를 뽑은 이상면 전 서울대 법대 교수가 5.5%로 집계됐다. 지난 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경험이 있는 남승희 명지전문대 교수가 1.7%, 최명복 서울시 교육의원이 0.9%로 나왔다.

○‘보수 vs 전교조’ ‘빨강 4 vs 노랑 1’

양강의 한 축인 이 후보는 전국교직원노조(전교조) 위원장과 민주노총 위원장이라는 경력이 변수다. 이 후보 캠프는 전교조와 민주노총이 노선을 같이하는 통합진보당과 이정희 대선 후보와는 선을 긋고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에 기대는 전략을 쓰고 있다. 현수막이나 포스터, 어깨띠 등도 민주통합당을 상징하는 노란색을 쓴다. 14일에는 교도소에 복역 중인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을 면회하는 일정도 잡았다.

보수 진영 후보들은 이 후보의 전교조 경력을 드러낼 때는 한 목소리이면서도 제각각 보수의 대표성을 주장하며 서로를 공격하고 있다. 네 후보 모두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색깔인 빨간색을 활용한다.

군소 후보들 모두 문 후보의 교육업체 대교 연구책임자 경력 등을 문제삼고 있다. 남 후보는 보수진영 단일화를 주도했던 이광자 서울여대 총장이 지난달 초 후보 사퇴를 요청했을 때의 전화통화 녹취록을 최근 뒤늦게 공개하며 ‘문 후보측으로부터 협박을 받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보수진영 후보들이 집결하지 못하면서 서울시 교육계에선 2010년 선거에서 보수 진영 후보 6명이 난립, 진보 진영의 곽노현 전 교육감이 당선됐던 사례가 되풀이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