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자체 개혁에 대한 일선 검사 및 검찰직원의 의견 수렴을 위해 개설했던 익명게시판을 폐지했다.

6일 검찰에 따르면 지난달 초순 검찰 내부통신망인 '이프로스'(e-Pros)에 설치된 익명 게시판이 5일 자정을 기해 운영이 중단됐다.

대검 관계자는 "당초 익명게시판을 설치하면서 한 달 간만 운영하기로 공지했다"면서 "게시판 폐쇄 이후에는 운영지원과에 이메일을 통해 개혁 의견을 밝히도록 안내했다"고 말했다.

앞서 검찰은 여야 대선후보들이 잇따라 검찰 개혁안을 내놓자 개혁안에 대한 일선 검사와 직원들의 솔직한 의견을 듣기 위해 익명으로 견해를 밝힐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게시판은 중수부 폐지 및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도입, 검ㆍ경 수사권 조정, 외부파견을 포함한 인사제도, 기타 등 4개 주제로 나뉘어 운영돼 왔다.

게시판 개설 이후 초기에는 중수부 폐지 및 검ㆍ경 수사권 조정과 관련된 의견이 주를 이뤘으나 이후 거액수뢰 검사, 성추문 검사 사건에다 사상 초유의 지휘부 내분 사태 등이 발생하면서 검찰 내부의 반성과 수뇌부의 퇴진을 요구하는 의견이 잇따라 올라왔다.

검찰은 이번 게시판 폐쇄가 당초 운영방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으나 최근 한상대 검찰총장 사퇴 이후 자체 개혁안이 보류되면서 당분간 의견 수렴이 필요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대검 관계자는 "이메일을 통해 의견을 개진하거나 검사게시판에 실명으로 의견을 남기는 방식으로 개혁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박대한 기자 pdhis95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