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려났다니 정말 기쁘네요.” “이제 남편이 손자들을 볼 수 있겠네요.”

제미니호의 한국인 선원 4명이 1일 풀려났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선원 가족들은 “이번엔 진짜로 석방되는 것 맞지예”라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이들은 “모처럼 웃어본다”며 이구동성으로 “이 같은 해적 피랍 사태가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정부 당국과 회사가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선장 박현열 씨(57·부산 부산진구) 동생 박현애 씨는 2일 전화통화에서 “1주일 전에 오빠가 소말리아에서 전화로 ‘지금 협상 중이며, 몸은 그런대로 괜찮다’고 연락이 와 석방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지만 잡혀 있는 기간이 너무 길어 걱정스러웠다”며 “19개월 동안 가족들의 가슴이 타들어갔는데 이제 진짜로 풀려났다고 하니 오빠에게 따뜻한 밥을 지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오빠의 건강이 걱정된다”며 “하루빨리 회복해 안정을 되찾을 수 있도록 옆에서 최대한 지켜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1등항해사 이건일 씨(63·부산진구)의 아내는 “남편이 해적에게 잡혀 2년 동안 고생하는 바람에 손자들이 남편인 할아버지 얼굴도 모른다”며 “이젠 배에서 내려 손자들 재롱을 보면서 여생을 같이 편안하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울먹였다. 전국해상산업노동조합연맹(이하 해상노련)은 환영의 뜻과 함께 “이들이 조속한 시일 내 한국으로 귀국해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다양한 지원책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