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기 소말리아 피랍사건 해결…청해부대 `강감찬함', 선원 안전지대 이송
"건강상태 비교적 양호"…인근지역 이동 뒤 이르면 내주 중반 귀국

소말리아 해적에 피랍된 최장기 사건으로 기록된 싱가포르 선적 '제미니(MT GEMINI)'호의 한국인 선원 4명이 피랍 1년7개월여(582일)만에 모두 석방됐다.

외교통상부는 박현열 선장 등 제미니호 한국인 선원 4명이 소말리아 해적과 싱가포르 선사 간의 합의에 따라 1일 오후 5시55분(이하 한국시각) 모두 석방됐다고 밝혔다.

선장 박씨와 기관장 김형언ㆍ항해사 이건일ㆍ기관사 이상훈씨는 소말리아 인근 해역에서 대기 중이던 청해부대의 강감찬함에 승선, 현재 안전한 해역으로 이동한 상태다.

정부는 애초 소형 선박을 이용해 선원을 데려오려고 했으나 기상이 악화되면서 링스헬기를 소말리아 지역에 투입됐다.

이런 이유로 정부가 선원 모두의 신변을 안전히 확보하는데 2시간30분 정도 걸린 것으로 전해졌다.

석방은 소말리아 지역 해변에서 선사와 해적간에 선원과 협상금을 맞교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피랍 선원들을 안전히 확보한 직후 가족들에게 석방 사실을 통보했다.

앞서 정부는 선사측과 해적간 협상이 급진전함에 따라 선원들의 신변을 안전히 확보하기 위해 외교부 신속대응팀과 강감찬함을 현지로 급파했다.

석방된 선원들은 강감찬함을 타고 인근 지역으로 이동, 건강 검진과 필요한 행정 절차를 마친 후 항공편을 이용해 귀국할 예정이다.

건강에 큰 이상이 없을 경우 선원들은 이르면 내주 중반쯤 귀국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관계자는 "오랜 피랍 생활에 비해 선원들의 건강 상태는 비교적 양호한 것 같다"면서 "정확한 건강 상태는 육지로 이동해 건강 검진을 해봐야 알 수 있다"고 전했다.

제미니호 한국인 선원은 지난해 4월30일 케냐 해역을 지나던 중 몸바사항 남동쪽 해상에서 납치됐다.

피랍 당시 선박에는 한국인 외 인도네시아인, 미얀마인, 중국인 등 모두 25명이 타고 있었다.

이 중 한국인 선원을 제외한 나머지 선원과 선박은 선사측과 해적간 협상을 통해 지난해 12월1일 석방됐다.

해적들은 당시 애초 약속과 달리 한국인 선원 4명을 다시 납치, 소말리아 내륙 지방으로 데리고 들어간 뒤 추가 몸값을 요구해 왔다.

해적들은 아덴만 여명 작전으로 사망한 해적 8명의 몸값과 국내로 붙잡혀온 해적 5명의 석방을 요구하는 등 정치적인 명분을 내걸면서 비현실적인 금액을 요구하기도 했다.

그러다 해적들은 정치적 요구를 사실상 철회한 뒤 요구 액수를 낮췄고, 싱가포르 선사도 적극적으로 교섭에 나서면서 최근 협상이 최종 타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앞으로 해적에 의한 피랍사건이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선박 내 선원대피처 설치, 위험해역 항해시 보안요원 탑승 등의 안전 조치가 취해지도록 계도할 방침이다.

(서울연합뉴스) 강병철 기자 solec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