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19일 대통령선거와 함께 치르는 서울시교육감 재선거에 문용린 서울대 명예교수 등 5명이 26일 후보 등록을 마치고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했다. 보수진영 단일후보인 문용린 후보와 진보진영 단일후보인 이수호 전 전교조 위원장이 양강구도를 형성하며 사실상 대선 후보와 ‘러닝메이트’로 치르게 됐다.

그러나 중립을 표방하는 제3의 후보군이 상당 부분 표를 잠식할 가능성이 있어 대선과는 다소 다르게 선거전이 흐를 전망이다.

문 후보는 이날 서울시 선관위에 등록하면서 “한강의 기적을 이뤄낸 대한민국의 힘은 교육에서 찾아야 한다”며 △중1 시험 폐지 △3세부터 고교까지 무상의무교육 △온종일돌봄학교 확대 등 7대 공약을 발표했다. 이 후보도 “싸늘한 경쟁교육을 따뜻한 협동교육으로 바꿔 학생들을 고통으로부터 해방하겠다”며 △혁신학교 확대 △유치원~고교 무상급식 △자율형사립고를 일반고로 전환 등의 공약을 제시했다.

두 사람은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되는 27일부터 거리유세에 나설 예정이다. 문 후보는 고교선택제와 자율형 사립고 등 현 정부의 교육정책을 지지하고 있어 보수 성향 유권자의 결집을 기대하고 있다. 출마 전까지 새누리당 행복추진위원회 부위원장으로 교육 분야 주요 공약 마련에 참여,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와 사실상 러닝메이트로 호흡을 맞추며 선거전을 치른다는 방침이다.

이 후보는 진보진영 단일후보로 위상을 확고히 하며 선거를 치를 예정이다. 지난 22일 이인규 아름다운학교운동본부 대표가 예비후보를 사퇴하며 이 후보 지지를 선언해 힘을 실어줬다.

이날 후보 등록한 남승희 명지전문대 교수와 이상면 서울대 명예교수는 교육의 정치적 중립을 표방하는 중도보수 성향으로 분류된다. 전날 등록한 최명복 서울시의회 교육위원은 이념적 중립을 내세우나 현 정부 교육정책을 대부분 지지한다는 점에서 보수 후보로 분류된다. 사실상 진보진영 1 대 보수진영 4의 구도로 치러지는 셈이다.

남승희 후보는 2010년 서울시교육감 선거에 출마해 11.8%를 득표하기도 했다. 이들 제3의 후보들이 얼마나 표를 획득하느냐에 따라 문용린-이수호 양강 구도가 달라질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