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식구 감싸기 우려 불식…모든 수사방법 동원"
서울서부지검에 8명 규모 수사팀 꾸려


현직 검찰간부의 비리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 검찰이 긴급 투입한 김수창(50·사법연수원 19기) 특임검사(법무연수원 연구위원)가 10일 서울서부지검에 꾸려진 수사팀 사무실로 첫 출근해 본격적으로 수사에 나설 채비를 갖췄다.

이날 오전 9시께 자가용을 손수 운전해 서부지검에 도착한 김 특임검사는 출근길에 "지금 단계에서 확인해야 할 의혹을 신속하고 엄정하게 밝히겠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과 경찰의 이중수사라는 지적을 어떻게 생각하나' 등의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고 당직실을 통해 곧장 청사로 들어갔다.

김 특임검사는 출근 직후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준비를 마치는 대로 본격적인 수사에 바로 착수하겠다"며 "오늘부터 회의를 열고 준비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경찰이 특임검사를 지명해 수사하겠다는 검찰의 방침에 `사건 가로채기'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빠르게 수사를 진행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김 특임검사는 이날 오후 보도자료를 배포해 "국민적 의혹이 제기된 사건에 특임검사로 임명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결연한 의지로 여러 의혹을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제 식구 감싸기'라는 우려를 불식할 수 있도록 법이 허용하는 모든 수사방법을 동원해 사건을 철저히 파헤쳐 한 점의 의혹도 없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독자적인 수사권을 보유한 김 특임검사는 이원석(43·연수원 27기) 창원지검 밀양지청장과 대검, 서울중앙지검 소속 평검사 7명으로 수사팀을 편성했다.

수사팀은 서울 공덕동 서울서부지검 8~10층에 분산해 설치된 사무실에서 일하게 된다.

검찰 관계자는 "다른 청사에 비해 빈 공간이 많아 서부지검으로 수사팀 사무실을 정했다"며 "그래도 한꺼번에 들어갈 자리가 없어서 사무실을 여러 층으로 나눴다"고 설명했다.

경찰이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의 측근과 대기업 측에서 수억원을 받은 의혹이 있는 부장검사급 검찰간부를 수사하고 있다고 밝히자 대검찰청은 전날 김 특임검사를 지명하고 수사에 착수하도록 했다.

김 특임검사는 대구지검 서부지청장 시절 조희팔 사건 수사를 지휘한 경력이 있다.

검찰총장의 지휘를 받지 않고 검찰 내부 비리 등을 독자적으로 수사할 수 있도록 한 특임검사 제도는 2010년 6월 신설됐으며, 실제로 특임검사가 가동된 것은 2010년 그랜저 검사 사건, 지난해 벤츠 여검사 사건에 이번이 세 번째다.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han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