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제자유구역 영종지구의 용유·무의도가 마카오 3배 크기의 초대형 문화·관광·레저복합도시(에잇시티)로 개발된다. 1999년 기본 계획이 수립된 이후 지지부진해왔던 이 사업이 실질적인 투자협약으로 구체화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천시는 31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이 사업을 위해 설립된 특수목적법인(SPC)인 에잇시티(8CITY), 한국투자증권과 용유·무의도 문화·관광·레저복합도시 개발을 위한 투자 협약을 맺었다. 이날 협약식에서 송영길 인천시장(사진)은 “관광레저사업이 일자리 창출의 핵심”이라며 “수도권 배후지역으로 중국 일본과 가까운 영종지구 내 용유·무의도를 문화·관광·레저복합도시로 개발해 한류관광의 중심지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사업계획에 따르면 에잇시티는 마카오의 약 3배 규모인 80㎢로 개발되며 1단계로 내년 상반기부터 육지지역 30㎢가 우선 개발된다. 총 사업비 규모는 약 317조원이다.

이를 위해 한국투자증권은 내년 상반기까지 토지보상을 위한 3조원의 재무적 투자를 하고 올해 안에 500억원, 내년 3월까지 1000억원의 자본을 증자하기로 했다. 시는 지난 6월 영국의 SDC그룹과 이 사업을 위해 10억달러 투자협약도 맺었다.

에잇시티의 최대주주(37%)인 캠핀스키컨소시엄의 주요 주주인 캠핀스키호텔그룹 레토 위트워 회장은 “아부다비투자청 및 카타르투자청과 함께 약 3조원의 투자를 유치해 1차 선도사업인 호텔복합리조트를 건설할 것”이라며 “이곳에 10개의 특급호텔을 동시에 착공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에잇시티에는 35만명이 상주하게 되며 중국인 관광객 유치를 고려해 중국인이 좋아하는 숫자 ‘8’을 도시의 형상으로 디자인했다는 게 인천시의 설명이다.

도시디자인은 다른 도시와 차별화하기 위해 길이 3.3㎞에 이르는 세계 최대의 돔 건축물과 계절에 상관없이 쇼핑과 관광을 즐길 수 있는 14㎞의 햇빛을 가리고 비를 막는 지붕이 있는 이너로드가 들어선다. 또 비즈니스와 금융허브 기능을 강화한 108만9000㎡ 규모의 에너지피라미드타운에 55개 빌딩을 피라미드 형태로 세우기로 했다.

에잇시티는 내년부터 11개의 선도사업을 시작으로 2020년까지 1단계 사업을 완공하며, 2단계 도시건설은 2030년까지 진행된다. 11개 선도사업에는 495만㎡ 규모의 한류스타랜드를 비롯 호텔복합리조트, 쇼핑몰, F1자동차경주장, 컨벤션, 힐링타운, 마리나복합리조트 등이 포함됐다.

그러나 에잇시티의 최대 주주인 캠핀스키호텔그룹이 과거 협약 내용 불이행으로 시로부터 기본 협약 해지 통보를 받았던 업체여서 사업을 낙관하기엔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시는 2008년 언론 등에서 사업수행 능력 등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자 자체 검증 절차를 거쳐 그해 7월 캠핀스키 측에 기본협약 해지를 정식 통보한 바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제위기로 각종 부동산개발 프로젝트가 난항을 거듭하고 있어 자금조달 능력이 사업의 성공을 좌우하는 척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천=김인완/김진수 기자 i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