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 `재소환 자제' 요청…특검, 즉각반박 맞불
李특검 "수사팀 힘들게 한다" 이상은씨 측도 겨냥

내곡동 사저부지 의혹에 대한 특검팀 수사가 14일째로 접어들면서 특검팀과 수사 대상자들 사이에 치열한 `기싸움'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

핵심 피의자인 이명박 대통령의 아들 시형씨의 변호인인 이동명(55ㆍ사법연수원 10기) 변호사는 29일 오후 특검팀 사무실을 예고없이 방문해 특검팀에 `희망사항'을 서면으로 전달했다.

이 변호사의 요청 내용은 `이시형씨가 14시간에 걸친 소환조사에서 할 말을 다했고, 번복할 진술도 없으므로 재소환을 자제해 달라, 수사 내용의 누설을 자제해 달라, 청와대 직원들이 과도하게 소환되고 있으므로 참고인 소환도 자제해 달라'는 것이었다.

특검팀은 변호인의 갑작스런 방문에 `부적절하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희망사항이란 형태로 수사팀의 전권인 수사방향에 대해 언급한 것 자체가 이례적인데다 일종의 간섭으로 볼 여지도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특검팀은 이 변호사의 방문 사실, 요청 내용과 특검의 입장을 함께 담은 A4 2장짜리 보도자료를 내고 `원칙론'을 강조했다.

특검팀은 "이시형씨를 재소환할지, 재소환하지 않을지 여부 자체가 결정된 바 없고, 특검 사무실은 수사 내용을 누설한 적이 없으며 향후에도 철저히 수사 보안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참고인 소환 자제'와 관련해서는 "사건 관련자들의 진술이 엇갈리는 등 사실 확인의 필요성이 있는 상황에서 수사의 필요에 따라 적절하게 참고인들을 소환한 것으로, 소환이 과도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검팀은 이 변호사에게 수사와 관련해 몇 가지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광범(53ㆍ연수원 13기) 특검과 이 변호사는 소장 판사 시절인 1986년부터 2년간 서울민사지법에서 함께 일한 인연이 있으며 2006∼2008년 서울고법 부장판사로 같이 재직했다.

두 사람은 성향이 다소 다르지만 비교적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으며, 적극적인 성격에 다소 직설적인 화법을 구사하는 등 비슷한 면도 있다고 법조계 인사들은 평했다.

한편 특검팀의 수사 착수 직전 중국으로 출국해 `도피성 출국' 논란에 휩싸였다가 24일 귀국한 이상은 다스 회장의 출석 여부를 놓고도 특검팀과 변호인 사이에 불편한 기류가 감지됐다.

이광범 특검은 이날 점심때 사무실을 나서면서 현장에 있던 취재진에 "이상은씨가 수사팀을 굉장히 힘들게 한다.

수사에 전혀 협조를 안 하고 있다"며 작심한 듯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kind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