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자식들에게 공부해서 일류 대학 가라고 닦달만 하죠? 정작 여러분은 뭘 합니까. 부모가 바뀌어야 자식도 바뀌는 법입니다.”

17일 서울 관악구청 대강당에 모인 200여명의 학부모들에게 한 강사가 호통을 쳤다. ‘송가네 공부법’ 저자로 유명한 송하성 경기대 교수(58·사진)다. 그는 이날 관악구청이 학부모 콘서트 프로그램의 하나로 마련한 특별 강연에 나섰다.

송 교수 집안에선 고시 합격자만 5명을 배출했다. 장남인 송 교수(행정고시 22회)를 비롯해 차남 송영천 법무법인 새빛 대표변호사(사법고시 23회·전 서울고법 부장판사)와 4남 송영길 인천시장(사법고시 36회), 장녀인 송경희 방송통신위원회 전파관리과장(행정고시 39회), 송 교수의 장남인 송승환 씨(사법고시 49회) 등이다.

송 교수는 성균관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서울대 행정대학원 석사, 파리 제1대학(소르본대)에서 경제학 박사를 취득했다. 또 미국 조지타운대 로스쿨 학위를 취득하기도 했다. 20년 넘게 경제기획원과 공정거래위원회에서 경제 관료로 일하다 퇴직 후 경기대에서 강의를 맡고 있다.

송 교수 집안이 공부를 잘한 비결이 뭘까. 송 교수는 “천재로 태어난 사람이 공부를 잘하는 건 어렵지 않다”며 “그러나 천재가 아닌 사람들도 공부를 충분히 잘할 수 있는 비법이 있다”고 설명했다. 우선 부모들의 행동과 의식 변화를 꼽았다.

그는 “부모들이 무작정 자식들에게 좋은 대학에 가라고 강요하는 건 올바른 교육이 아니다”며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목표 의식을 불어넣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자식 공부를 위해선 부모가 먼저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부 역시 부모로부터 배우는 버릇 중 하나”라며 “버릇을 들이기 위해선 부모 역시 공부하는 습관과 버릇을 들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송 교수는 이날 강연에서 ‘공부의 버릇화’를 위한 ‘1·3·1·3’ 비법도 소개했다. 아침에 1시간 먼저 일어나 예습하고, 수업 쉬는 시간 3분 동안 배운 내용을 복습한다. 집에 가서 이날 배운 내용을 1시간 복습하고, 매일 이렇게 3시간 이상을 공부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1·3·1·3 비법을 100일만 하면 공부가 버릇이 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집안의 장남으로 태어나 동생들을 뒷바라지하면서 어렵게 공부했던 송 교수의 학창시절 모습을 동생들이 배워 함께 성공할 수 있었다는 얘기다. 이 같은 송 교수 집안의 공부 비법을 담은 ‘송가네 공부법’은 지난해 발간 이후 20만부 넘게 팔리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