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었던 양화대교 14일 쭉 펴진다
서울시와 시의회의 갈등으로 오랫동안 ‘ㄷ’자 모양의 기형으로 운영돼온 양화대교가 착공 2년8개월 만인 14일 ‘직선’ 형태로 전면 개통된다. 서울시는 양화대교 상류 측 아치교를 지난달 9일 개통한 데 이어 하류 측 아치교도 14일 오후 3시부터 차량 통행을 전면 허용한다고 12일 발표했다.

양화대교 구조개선공사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추진한 서해 뱃길사업의 일환으로 시작됐다. 서해에서 경인 아라뱃길을 거슬러 한강까지 6000t급 배가 운항할 수 있도록 교각 폭을 기존 42m에서 112m로 넓힌 새 아치교를 건설하는 것이다.

2010년 2월 착공됐지만 같은 해 6·2 지방선거에서 민주통합당이 서울시의회 다수당을 차지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시의회는 “정부의 대운하 사업과 연계돼 있다”고 반대, 예산을 전액 삭감하면서 공사가 중단됐다. 오 전 시장은 예산이 삭감되자 예비비 182억원을 동원해 공사를 재개했고, 이후 추가 공사비 75억원까지 투입했다. 총 공사비는 491억원에 달한다.

공사가 중단과 재개를 반복하면서 양화대교 완공은 당초 목표였던 지난해 12월보다 10개월가량 늦어져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어왔다.

지난해 10월 취임한 박원순 시장은 “이미 너무 많은 돈이 들어가 양화대교 구조개선사업을 되돌릴 수 없지만 서해뱃길은 대표적인 전시·홍보성 토목사업”이라며 서해뱃길 사업의 백지화를 선언했다. 양화대교 구조개선은 끝났지만 한강준설과 행주대교 교각 확장 등 대형 선박이 다닐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지 않아 공사비 491억원이 고스란히 낭비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