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경북 구미에서 발생한 불산누출 사고 현장을 촬영한 폐쇄회로(CC)TV 화면이 9일 공개됐다.

경찰이 사고 직후 회수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복원한 30분 분량의 화면은 앞부분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희뿌연 연기 형태의 불산이 탱크로리 밖으로 새어 나오는 장면이다.

사고 직전 공장 작업반장인 최모(30.사망)씨 등 인부 3명은 공장에 입고된 탱크로리 위에서 흰색 계열의 작업복에 마스크를 쓴 채 분주하게 움직였다.

이들은 2개의 탱크로리 위를 오가며 호스 연결 작업 등을 했다.

이후 최씨가 드럼펌프 수리를 위해 공장을 찾았던 외주업체 관계자 이모(41.사망)씨를 만나기 위해 탱크로리 아래로 내려갔다.

곧이어 근로자 이모(26.사망)씨가 오른쪽 탱크로리 쪽에서 연결호스롤 왼쪽 탱크로리로 옮겼고, 박모(24.사망)씨와 함께 호스 등을 연결하는 작업을 이어갔다.

호스를 옮겨 오고 1-2분 가량 지난 뒤 박씨로 추정되는 근로자는 오른손으로 뭔가를 조작하고 있었고, 오른쪽 무릎이 앞으로 빠지는 듯한 모습이 촬영된 뒤 갑자기 희뿌연 불산가스가 새어나오면서 화면을 꽉채웠다.

불산가스가 새어나오는 순간 2명의 인부는 몸을 옆으로 피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바람 등의 영향으로 불산이 새어나오는 방향이 바뀐 뒤에는 인부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당시 현장에 있던 최씨 등 근로자들은 모두 숨졌다.

경북경찰청 김봉식 수사과장은 "CCTV는 사고가 발생한 지점에서 5m가량 떨어진 공장 건물 외벽에 설치돼 있었고, 복원된 화면이라서 화면이 녹화된 정확한 시간을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구미연합뉴스) 이강일 기자 leek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