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이틀 앞두고 수업 중이던 서울 반포동의 한 초등학교에서 ‘묻지마 폭력’ 사건이 또 발생했다. 우울증을 앓던 10대 고교 중퇴생이 난입, 흉기를 휘둘러 이 학교 학생 6명이 부상을 당했다.

서울 방배경찰서는 28일 반포동에 있는 한 유명 사립 초등학교 교실에서 야전삽 등을 휘둘러 학생들을 다치게 한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로 김모군(18)을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김군은 이날 오전 11시50분께 이 학교 4학년 3반 교실에 들어가 학급회의를 하고 있던 학생들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여학생 3명과 남학생 3명 등 6명이 다쳤다. A군(11)은 턱을 다치는 중상을 입었으며 B군(11)은 팔에 골절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학생들은 병원으로 옮겨졌다가 퇴원했다.

김군은 미리 준비한 흉기를 5분가량 휘두르다 옆반 남자 교사 두 명에게 제압당했다.

경찰은 김군이 2011년 8월 고교를 중퇴했으며 범행에 사용한 야삽은 지난 6월 인터넷을 통해 구입했다고 밝혔다. 김군은 작년 3월 말부터 4월 초까지 인천의 한 신경정신과 병원 폐쇄병동에서 2주간 치료를 받았으며, 퇴원 이후에도 최근까지 매월 한 차례씩 우울증 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김군을 심문하는 과정에서 ‘제 장례식은 치르지 마시고 남은 시신 처리나 해주세요’라는 내용의 메모지를 발견, 정확한 범행 동기와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학교 관계자는 “최근에 학교 옥상 공사를 해 차량이 드나들도록 열어둔 후문을 통해 김군이 몰래 들어왔다”고 말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