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고 재미있는 노래가 SNS와 맞물려 폭발력' 풀이
미주·유럽이 인기 선도, 다른 대륙으로 확산 양상

대한민국발 '말춤'이 세계인을 들썩이게 하고 있다.

가수 싸이(박재상·35)의 '강남 스타일'이 지구촌 곳곳으로 퍼져 나가며 열풍을 일으키면서다.

쉽고 재미있는 노래와 춤이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로 대표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기폭제로 삼아 전 세계 음악팬의 마음에 충격파를 던지고 있다.

세계 각지의 연합뉴스 특파원들이 전해온 소식에 따르면 '강남 스타일'은 미주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고 유럽에서도 인기몰이에 들어갔다.

아시아와 중동 지역에서는 대체로 아직 열기가 확산하지 않는 모습이지만 동남아와 대만에서만은 주목받고 있다.

◇미주, '강남 스타일' 열기로 들썩
'강남 스타일'의 열기는 캐나다에서 칠레에 이르는 미주 대륙을 말 그대로 불태우고 있다.

CNN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언론이 '강남 스타일'을 집중 조명하자 뉴욕과 뉴욕 인근 뉴저지의 라디오 방송에서 자주 강남 스타일을 들을 수 있게 됐고 말춤을 추는 청소년들도 쉽게 목격된다.

뉴저지나 시카고를 비롯한 미국 전역에 거주하는 한인들은 학교 친구나 직장 동료로부터 '강남 스타일'의 가사에 대한 질문을 받는 게 일상화돼 버렸다.

뉴욕에 거주하는 한 교포는 "차를 운전하다 보면 미국 라디오 방송에서 틀어주는 '강남 스타일'을 심심찮게 들을 수 있다"면서 "미국 동료로부터 '강남 스타일'을 아느냐는 질문을 많이 듣는다"고 전했다.

미국 미시간주 앤아버에서, 멕시코시티에서, 상파울루에서, 그리고 다른 미주 도시들에서 '강남 스타일' 플래시몹이 벌어졌고 또 벌어질 예정이다.

지난 14일 뉴욕 맨해튼에서 펼쳐진 싸이의 라이브 공연은 그가 온라인 월드 스타가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세계적인 스타라는 사실을 실감케 했다.

당시 팬들은 새벽 3시부터 몰려들었고 오전 6시께 행사장인 록펠러플라자는 발 디딜 틈이 없었다.

한국 교민과 유학생은 물론 뉴욕 시민과 외국 관광객들이 포함된 팬들은 싸이가 공연을 시작하자 '강남 스타일'을 따라 부르며 집단 말춤을 추는 장관을 연출했다.

특히 한국 대중문화가 광범위하게 유통되고 있어 주류 문화로 받아들여지는 로스앤젤레스에서는 온종일 '강남 스타일'을 접할 수 있다.

한국인을 비롯해 중국, 일본, 베트남, 방글라데시, 필리핀 등 '한류'에 열광하는 아시안 커뮤니티에 라티노와 백인들에까지 강남 스타일의 말춤은 대세로 자리 잡은 모습이다.

캐나다 교민들의 블로그에 따르면 영어가 아닌 다른 언어로 된 노래를 듣기 어려운 캐나다의 라디오에서 '강남 스타일'이 방송됐고 CITY TV도 '강남 스타일'을 소개했다.

교민들은 강남을 '갱남'이 아니라 '강남'으로 제대로 발음하는 캐나다인들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유럽 곳곳서 인기몰이·중동에도 상륙
'강남 스타일' 뮤직비디오는 MTV 유럽의 '유럽 뮤직 어워드(EMA)' 후보에 케이티 페리, 레이디 가가, M.I.A, 리한나와 함께 이름을 올렸다.

유럽 곳곳의 음원 차트에서 가파르게 순위를 올리고 있다.

아이튠즈 차트의 경우 영국, 핀란드, 덴마크, 벨기에에서 1위에 올랐다.

이와 함께 오스트리아와 그리스에서 2위, 독일에서 10위를 달리고 있다.

또 영국 오피셜 차트 컴퍼니(the Official Charts Company) 집계에서 싱글 부문 3위에 올랐고, 오스트리아의 외드라차트에서는 지난주 52위로 진입한 뒤 1주일 만에 순위가 25위로 급상승했다.

독일 RTL TV는 "유튜브 조회수가 2억 건을 넘었고 미국 연예인들이 춤을 따라 한다면서 독일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17일 폴란드 민영방송 TVN은 아침 교양 프로그램 '진도브리(안녕하세요)'에서 '강남 스타일' 뮤직비디오와 싸이를 집중적으로 소개했다.

스위스 매체인 '트웬티 미뉴텐 온라인(20 Minuten Online)'도 최근 '강남 스타일'의 인기가 유럽에 몰아칠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인기 비결을 분석했다.

베를린이나 빈 같은 유럽 주요 도시에서도 '강남 스타일' 플래시몹이 이미 선보였거나 선보일 예정이다.

독어와 영어로 한국 문화와 음악을 소개하는 웹매거진 '케이 컬러스 오브 코리아'의 편집장 에스터 클룽(31·여)은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강남스타일은 따라부르기 쉬운 멜로디와 재미있는 뮤직비디오로 모든 연령층을 매료시킨다"며 "정보를 신속하게 자발적으로 확산하는 소셜미디어"가 유례없는 대성공의 배경이었다고 진단했다.

러시아나 중동에서는 아직 미주나 유럽처럼 대대적으로 '강남 스타일' 열기가 확산하지는 않는 모습이다.

내전을 겪는 특수 상황이거나 공공장소에서 단체로 춤추기 어려운 이슬람 문화의 특성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K팝을 경험해본 젊은층과 SNS를 중심으로 이들 지역에서도 '강남 스타일' 뮤직비디오는 꾸준히 공유되고 있다.

러시아 자체 SNS '브콘탁테(in contacts)'와 '아드노클라스니크(classmates)' 등에 올라온 '강남 스타일' 뮤직비디오는 수백-수만 명의 방문객이 기록돼 있고, '엄청나다', '놀랍다', '뜨겁다'는 등의 평이 줄을 이었다.

중동에서도 외국인이 많이 거주하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는 영어 라디오 채널과 대형마트 등에서 '강남 스타일'을 심심치 않게 접할 수 있다.

최신곡을 주로 틀어주는 '버진라디오두바이'에서는 하루 최소 세 차례 이상 '강남 스타일'을 들을 수 있다는 게 한 상사 주재원의 전언이다.

아부다비 자이드 대학의 도널드 글래스 교수는 "'강남 스타일'의 말춤은 1990년대 마카레나 춤 이후 최고의 글로벌 히트"라고 평가했다.

◇동남아서도 너도나도 말춤
말레이시아의 유력 영자일간지 '뉴 스트레이츠 타임스'는 지난 23일 자국의 어린이와 젊은이들이 너도나도 말춤을 따라 한다며 일종의 '문화적 쓰나미'로 전했다.

베트남에서는 싸이가 음반시장 1위를 이어가는 가운데 각종 '강남 스타일' 패러디가 유튜브에 잇따라 실리고 있다.

하노이와 호찌민 지역의 청년들이 출입하는 클럽 등에서는 강남스타일을 고정적으로 들을 수 있을 만큼 인기가 높다.

대만에서도 케이블채널 오락 프로그램 중에 코미디언들이 나와 말춤을 선보이는 경우가 잦아졌다.

'강남 스타일' 뮤직비디오를 패러디한 '학교 스타일'은 대만에서도 화제가 됐고, 한류 스타가 공연 때 개인기로 말춤을 선보이는 것은 단골 메뉴가 됐다.

지난달 25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K팝 경연대회에서도 시상식이 모두 끝난 뒤 참가자 전원에 무대에 올라 '말춤'을 췄다.

일본과 홍콩에서는 싸이의 인기가 다른 지역만큼 두드러지지는 않고 있다.

아사히신문이 지난 24일 '포동포동 35세 한류 가수 PSY 세계적으로 대히트'라는 기사를 실었고, 홍콩 언론들도 '강남 스타일'이 미국 등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보도하는 정도다.

홍콩에서는 한국의 기존 아이돌 그룹에 대한 선호가 워낙 큰 탓에 싸이가 크게 부각되지 못한다는 해석도 나왔다.

베이징에서도 큰 이목을 끌지는 못하는 분위기다.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가 문화 면에서 싸이를 소개한 기사를 싣고 여러 상업적 매체도 그의 세계적 인기를 전하고 있으나 중국인들의 반응은 신통치 못하다.

대신 포털 사이트에서는 '강남 스타일'을 패러디한 동영상이 제법 인기를 끈다.

뮤직비디오로 만든 '차이나 스타일', 홍군(紅軍)이 말춤을 따라 하는 이른바 '홍군 스타일' 등이 인기 검색물로 뜨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smi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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