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정몽구 재단이 어려운 이웃들에게 100억원을 내놓는 ‘통 큰’ 지원에 나선다.

정몽구 재단은 다음달부터 100억원을 들여 저소득층 2만가구에 기초 생활을 영위하는 데 필수적인 쌀과 난방을 지원하는 ‘이웃사랑 희망나눔 사업’을 벌인다고 11일 발표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사진)이 “생활이 어려운 저소득층 가정이 자립 기반을 다질 수 있도록 장기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이 사업은 독거노인, 조손가정, 소년소녀가정, 다문가정, 새터민가정 등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저소득층의 생활을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조손가정은 65세 이상인 조부모와 만 18세 이하인 손자녀로 구성된 가구를 말한다. 최근 이혼율 증가로 크게 늘고 있다.

정몽구 재단은 저소득층 가정을 최대 1년간 지원, 자립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 기초생활을 꾸려가는 데 가장 필요한 쌀 10만포대를 1년간 1만가구에 지원한다. 선정된 저소득층 가구는 다음달부터 1년간 총 200㎏(20㎏ 쌀 10포대)의 쌀을 정기적으로 지원받게 된다.

겨울을 나는 데 필수적인 난방 문제를 해결해주기 위해 1만가구에 오는 11월부터 내년 3월까지 난방 공사를 해주고 난방연료와 용품을 공급할 계획이다. 주거 형태 등 여건에 따라 △보일러 설치, 단열 시공 등 난방공사 △등유, 프로판가스, 연탄 등 난방연료 지원 △전기장판, 히터, 이불 등 난방용품 전달 등이 이뤄진다.

정몽구 재단은 보건복지부가 관할하는 전국 230개 시·군·구 희망복지지원단, 지역 주민자치센터, 각 복지기관 등의 협조를 받아 이달부터 품목별 지원 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보일러 등 난방시설 공사 지원을 받을 가구 중 일부는 재단 홈페이지 사연 공모를 통해 결정한다.

정몽구 재단은 저소득층 가구에 지원하게 될 쌀을 영세농과 영농장애인 등 소외농가, 영농 사회적기업 등에서 우선 구매하고 쌀과 난방용품 배송은 자활기업에 맡길 방침이다. 재단 관계자는 “정 회장이 평소 저소득층 인재 육성과 함께 이들의 생활을 지원하는 데 큰 관심을 가져왔다”며 “저소득층 가구에 장기간 실질적인 도움을 줘 자립 기반을 마련해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사회공헌 철학을 실천하기 위해 2007년 11월 이 재단을 설립했으며, 지금까지 사재 6500억원을 출연했다.

재단은 미래인재 육성, 대학생 학자금 지원, 청년 일자리 지원, 공공 의료 지원, 사회복지 지원 등 5대 중점 사업 분야에 걸쳐 다양한 공익사업을 하고 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