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금형 광주청장 "온라인상에서도 순찰 강화해야"
전자발찌 착용자, 화학적 거세자 신상공개 필요

"매년 성범죄 증가를 주도하는 계층이 인터넷 음란물을 가장 많이 접하는 10~20대예요.

음란물 속 가상세계를 현실로 옮겨버리는 거죠."
이금형 광주지방경찰청장은 4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나주 초등생 성폭행 사건에 대해 "어른이자 경찰관으로서 미안하고 가슴 아프다"며 "딸 셋을 둔 엄마 경찰로서 책임을 느끼고 이런 아픔이 다시 일어나지 않게 노력할 것"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경찰 최초 여성 치안감이자 여성·청소년 관련 업무 베테랑으로 알려진 이금형 청장은 최근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성범죄 증가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인터넷 음란물 확산을 지적했다.

이 청장은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에 대해 10대부터 이미 음란물에 노출, 왜곡된 성문화 속에 20대로 성장한 이들이 자신보다 어린 여아를 범행 대상으로 노리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 청장은 경찰이 안전을 위해 길거리를 순찰하는 것처럼 온라인상에서도 순찰활동을 강화해 음란물을 근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PC나 스마트폰을 매개로 한 인터넷 관련 사업은 수익이 있는 만큼 사회적 책임도 져야 한다"며 인터넷 산업 저해 가능성을 이유로 단속을 반대하는 일부 견해는 타당하지 못하다고 주장했다.

이 청장은 또 경찰이 할 수 있는 성범죄 예방책으로 우범자 관리, 사건 발생 시 신속 검거로 범죄심리 억제 효과 등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러한 대책은 모두 '인력난'이라는 큰 벽에 막혀 있다.

현재 경찰은 성폭력 예방 전담부서 신설과 우범자 전담관리 인력충원 등을 추진 중이지만 현실적으로 신규인력 투입이 가능할지 미지수다.

실제 올 초 학교폭력이 이슈화됐을 때도 인력충원 얘기가 나왔으나 현재는 유야무야된 상태다.

이 청장은 "신규인력 확보가 필요하지만 경찰 입장에서는 인력이나 장비가 없어도 지금 할 수 있는 건 해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디.
한편 이 청장은 법원이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성범죄자의 신상을 공개하는 현행 제도에 대해 전자발찌 착용자와 화학적 거세 대상자에 대한 신상 정보도 공개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이 청장은 "전자발찌 착용 등도 매우 위험한 죄질의 피의자들에게 적용되는 것"이라며 "이들이 교도소 수감 등으로 완벽히 격리된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피해 예방차원에서 주변의 여성과 아동들이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금형 청장은 "매년 2만여 명의 성범죄 피해자가 발생하고 트라우마나 가정 불화 등 2차 피해까지 고려하면 피해자는 훨씬 늘어날 것"이라며 "이 수많은 사람을 위해서라도 국가 차원의 성범죄 예방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광주연합뉴스) 장아름 기자 areu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