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에 증거 신청…SK측 "개인간 거래…정산 추측"

SK그룹 최태원 회장과 동생인 최재원 수석부회장의 계열사 자금 횡령사건 재판과 관련, 검찰이 최근 최 부회장 계좌에서 이들의 선물투자 대리인 김원홍씨에게 680억원이 인출된 사실을 확인한 자료를 재판부에 제출하고 증거 채택을 신청했다고 20일 밝혔다.

검찰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윤석열 부장검사)는 지난달 23일 이 자료를 재판부에 내고 `최 회장 형제의 회삿돈 횡령에 김씨도 관여돼 있는데 이런 금융거래 관계가 공소사실의 입증 자료가 된다'는 취지로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에게 건너간 돈은 지난해 12월22일 검찰이 최 부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다음 날 최 부회장 계좌에서 수표로 인출돼 김씨 계좌로 입금됐다.

변호인 측은 다음 재판에서 이 자료의 성립을 인정하는지 부인하는지 의견을 내고 증거채택 동의 여부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월 출국해 중국에 머무는 김씨는 현재 기소중지 상태다.

검찰은 자료에 비춰 최 회장의 주식판매 대금 등이 동생인 최 부회장의 계좌를 거쳐 김씨에게 간 것으로 보고, 이런 거래 과정을 최 회장이 주도했다고 의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범죄행위가 아닌 개인 거래인 것으로 보여 추가 기소 등의 조치를 하지 않고 증거 신청을 했다"며 "간접증거나 정황증거, 양형 자료 등으로 공소사실 입증에는 필요한 자료"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SK그룹은 "개인 간의 사적 거래여서 정확한 경위는 알 수 없지만 회사 자금은 아니다.

그동안 최 부회장과 김씨의 여러 거래관계를 정리하는 일종의 `정산' 개념의 돈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변호인 측은 이달 초 펀드출자 횡령, 저축은행 예금 등과 관련한 변론요지서와 공소사실에 대한 의견서 등도 재판부에 제출했다.

(서울연합뉴스) 임주영 기자 z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