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104개국이 참가해 지난 5월12일 개막한 여수 엑스포가 93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12일 폐막했다. 인구 30만명의 지방 도시에서 열린 세계박람회에 820만여명의 관람객이 찾아 외형 목표(800만명)를 달성했다. 하지만 입장권 수입과 기념품 판매 등이 목표에 훨씬 못 미치면서 ‘적자 엑스포’가 됐다.

◆2259억원 ‘빚 잔치’ 해결이 큰 과제

조직위원회는 운영 수입과 부지 및 시설매각대금 등을 합해 총 수입 목표를 7380억원으로 잡았다. 이 중 부지 및 시설매각대금은 폐막 이후 발생하는 수입이다. 따라서 지금까지의 운영 수입이 엑스포 손익결산이라고 할 수 있다. 조직위는 운영 수입 목표를 3814억원으로 잡았다. 하지만 벌어들인 수입은 입장료와 엑스포 로고가 들어가는 각종 기념품 판매(휘장 사업) 등을 합쳐 1555억원에 그쳤다. 특히 입장료는 공짜·할인표가 과도하게 발행되면서 1200억원에 머물렀다. 목표 금액의 3분의 2에 불과하다. 시설 유치와 임대, 광고 부문에서는 한푼도 벌지 못했다.

전체적으로 이번 엑스포는 당초 수입 목표 3814억원의 40.8%인 1555억원을 벌어들였고 2259억원의 적자를 낸 것으로 분석됐다. 앞으로 입장료 수입 중 2%를 국제박람회기구(BIE)에 지급해야 해 수입액은 더욱 줄어들게 된다.

박람회장 건립에 1조2000억원, 여수시 일대 교통 인프라 확충에 18조원을 투자한 것에 비해 빈약한 수지다. 조직위 측은 “빚 후유증은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법적으로 정부로부터 독립기구인) 조직위가 정부에서 차입금 중 상환해야 할 4846억원을 마련하는 게 당장 발등의 불”이라고 말했다.

◆지역경제, 기대에 못 미친 ‘특수’

조직위는 당초 엑스포를 찾은 내·외국인이 여수지역에서 8893억원을 쓸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지역 경제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었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박람회장을 찾은 관람객들은 당일치기 방문객이 대부분이었다. 시 외곽에 마련한 환승주자창이 체류형 관람을 가로막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일부 지역 상인들은 “장사가 너무 안 된다”며 여수시청 앞에서 시위까지 벌였고, 엑스포터미널 상가 임대 상인이 엑스포 마스코트에 불을 질러 입건된 일도 있었다. 엑스포 특수 지역으로 꼽혔던 광양시도 엑스포 기간 평균 매출이 3.7%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제 행사 끝났지만 후유증 예상

개장 초부터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 전시관 예약제와 환승교통체계는 관람객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폐지와 번복이 거듭됐다. 준비 소홀과 운영 미숙의 문제점이다.

여수를 국제도시로 알리겠다는 전략도 다소 미흡했다는 평가다. 해외 판매 입장권은 5만6000여장으로 당초 목표 55만장의 10% 수준에 머물렀다. 특히 기대를 걸었던 중국과 일본 관람객이 외면했다.

국제관도 몇몇 전시관을 제외하고는 조잡한 전시 구성으로 관람객들의 외면을 받았다. 남기범 서울시립대 교수(사회학과)는 “여수 발전에 긍정적인 측면도 있었지만 운영 적자로 인해 사후 활용 계획에 악영향을 미치는 등 향후 상당한 후유증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여수=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