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걸 다 잊고 하늘나라에서 편히 잠들었으면 좋겠어요."

실종 일주일만에 살해된 채 발견된 경남 통영 한모(10ㆍ여) 초등학생의 빈소가 마련된 통영 적십자 병원 장례식장에 24일 학교 친구들과 선생님들이 조문했다.

이날 오후 학생과 선생님 등 20여명은 학교 버스를 타고 장례식장에 도착했다.

이들은 이날 오전 방학식을 마치고 장례식장을 찾았다.

버스 출입문이 열리자 흰 국화 한 송이를 두 손으로 꼭 잡고 장례식장으로 향했다.

버스에서 내려 장례식장으로 걸어가는 내내 한 양의 친구들은 아무 말도 없이 땅만 바라봤다.

한 양의 친구들은 빈소에 흰 국화를 한 송이씩 놓으면서 쉽게 발길을 돌리지 못 했다.

불과 며칠 전까지 함께 공부하고 뛰어놀던 친구를 이제 볼 수 없다는 사실이 믿기 힘든 탓인지 한 양의 영정을 보고 또 보면서 울먹였다.

한 명씩 헌화를 한 뒤에는 짧은 묵념을 하며 친구의 넋을 기렸다.

단짝 친구인 박모(10)양은 끝내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담임교사는 "하늘나라에서 다 잊었으면 한다.모두들 많이 슬퍼하고 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한편 이날 오전 방학식에서는 지난해와 달리 들뜬 분위기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한 양의 책상에는 흰 국화와 함께 '교내 친구 캐릭터 그리기 대회'에서 받은 장려상장이 이제는 돌아올 수 없는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통영연합뉴스) 김재홍 기자 pitbul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