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단 뒤늦은 해명에도 파문 커질 듯
SD 대선자금 의혹도 얽혀 검찰 압박

파이시티 인허가 비리로 구속기소된 최시중(75)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법정에서 "대선 경선용 자금 명목으로 돈을 받았다"고 진술을 바꿈에 따라 검찰에 '대선자금을 수사하라'는 여론의 압박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최 전 위원장의 진술이 대가성을 부인하는 취지일 뿐이라며 애써 의미를 축소하고 있지만, 대선자금 관련 진술의 폭발력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어 향후 재판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8일 법원과 검찰에 따르면 이 사건을 수사한 대검 중수부와 최 전 위원장 측 변호인단은 전날 저녁 최 전 위원장에 대한 공판이 끝난 직후 진술의 진의를 확인하고 뒤늦게 해명에 나서는 등 심야까지 부산하게 움직였다.

최 전 위원장이 '대선 여론조사 자금→개인용도→대선 경선용 필요자금'으로 말을 두 번씩이나 바꾸는 바람에 그만큼 상황이 복잡해졌기 때문이다.

최 전 위원장은 지난 4월25일 검찰 소환을 앞두고 자신이 받은 돈을 "대선을 앞두고 여론조사 자금으로 썼다"고 밝혔다가, 정치권에 큰 파장이 일자 하루 만에 "개인용도로 사용했다"고 말을 바꾼 바 있다.

그리고 17일 열린 첫 공판에서는 "성공한 사업가로부터 대선 경선을 위한 필요 자금을 순수하게 받은 것"이라며 다시 말을 바꿨다.

최 전 위원장에게 돈을 건넨 파이시티 브로커 이동율(60)씨도 증인신문에서 "경선을 앞두고 자금 지원을 요청하기에 매달 5천만원씩 1년간 줬다"고 진술해 이 돈이 대선자금이었다는 주장을 뒷받침했다.

변호인단은 "청탁의 대가가 아니다.

두 사람은 그런 금전거래를 할 관계가 아니다"면서 대가성을 부인하는 취지를 역설했지만, 이미 대선자금 쪽에 초점이 맞춰진 진술의 흐름을 바꾸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공개된 법정에서 대선자금을 못박은 진술이 나옴에 따라 그동안 신중한 모습을 보여온 검찰도 상당한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야권은 당장 공세를 취했다.

민주통합당은 최 전 위원장의 진술이 알려지자 기다렸다는 듯이 "대선자금 수사로 전면 확대할 것을 촉구한다.

검찰이 발을 뺄 곳은 사라졌다"고 압박했다.

또한 대선자금 수사의 뇌관은 다른 곳에도 있어 검찰로서는 피해가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검찰은 이상득(77) 새누리당 전 의원이 2007년 대선 직전 임석(50) 솔로몬저축은행 회장으로부터 받은 3억원에 대해서도 대선자금 관련성을 염두에 두고 사용처를 확인하고 있다.

다만 검찰은 용처가 밝혀지더라도 여권 대선자금 전반에 대한 수사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게다가 최근 신한은행 비자금 3억원이 대선 직후인 2008년 2월 이상득 전 의원 측에 건네졌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는 바람에 당선축하금 논란까지 불거진 상태다.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법정에서 나온 진술만 갖고는 이미 기소된 사건을 재수사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의혹이 계속 제기되는 상황에서 마냥 외면하기만 할 순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서울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hapyr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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