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7시 출근, 밤 10시 퇴근…하루 15시간 근무…그래도 재밌다.’

남들보다 2시간 일찍 나와 업무 준비를 하고 퇴근시간이 훌쩍 지나 회사를 나서는 신입사원. 한국가스공사에 올 1월 입사한 윤봉호 씨(조선대 행정복지학과 졸·26)가 바로 그다. 아침 일찍 나와 하루를 계획하고 업무 종료(오후 6시) 후에는 남아서 영어를 공부하며 미래를 준비한다. 누가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니다. 그저 좋아서 할 뿐이라는 윤씨는 “에너지 분야에서 해외 사업 전문가가 되고 싶어요. 입사 후 제가 얼마나 부족한지 절감했습니다”고 말했다.

벌써 7개월이 흘렀지만 윤씨의 ‘첫 마음’은 아직도 진행형이었다. 지난주 수요일 경기도 분당의 한국가스공사 본사에서 만난 윤씨는 꿈 많은 청년이었다. 약간 까무잡잡한 얼굴에 밝고 활기찬 인상의 윤씨는 “전국 어디에 발령이 나더라도 저는 통하는 얼굴”이라고 우스갯소리를 했다. 현재 윤씨는 인재육성팀의 자원개발 해외교육파트에서 일하고 있다. 본사 1층 로비에는 마치 윤씨의 꿈을 표현이나 하듯 ‘글로벌 KOGAS(Korea Gas Corporation)’란 문구가 있었다. 인터뷰에는 인사팀 채용 담당자도 동석해 이번 7월 채용(17일 원서 마감)에 대해 부연 설명했다. 괄호 안은 인사팀의 보충 설명.

▷입사하니 무엇이 좋던가요.

“제 생일이 1월8일입니다. 부서엔 2월에 배치됐지요. 그런데 이미 지난 제 생일을 어떻게 알았는지 깜짝 생일파티를 열어주는 거예요. 놀랐죠.”

▷해외 사업엔 외국어가 기본인데.

“사실 토익점수는 800점도 안돼요. 부족함을 알기에 영어에 더 집중하려고 합니다. 또 러시아어와 스페인어도 공부하고 싶어요. 특히 가스공사 해외 파트너 중 스페인어를 쓰는 나라가 의외로 많더라고요.”(현재 해외 인력은 전체 3000여명 중 200여명. 해당 국가 언어를 할 줄 알면서 회계 쪽 전문가면 발탁 가능성이 높다. 한 번 나가면 3~5년을 근무한다.)

▷처음부터 가스공사를 목표로 했나요.

“원래는 공무원이 되고 싶었어요. 그런데 기업은행에 들어간 대학 선배가 ‘꿈을 더 크게 꾸고 너의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 놓으면서 직장을 구하라’고 조언해줬어요. 그후 내가 잘하는 것과 정말 하고 싶은 일이 뭔지 고민했지요.”

▷그럼 공무원 꿈을 접었다는 말인가요.

“대학교 취업 캠프와 자기소개서 컨설팅이 도움이 됐어요. 학교 취업센터의 정보를 통해 가스공사 인턴을 알게 됐고 지난해 졸업 후 인턴에 도전했어요.”(인턴은 만 29세 이하만 지원 가능, 토익은 사무직 700점·기술직 600점, 취업 경력이 없어야 하며 대학 졸업생만 지원할 수 있다. 인턴 기간은 5개월. 입사를 원하면 서류전형을 면제한다. 신입사원의 20%는 인턴 출신 중에서 뽑는다.)

지난해 5월부터 9월까지 인턴을 거친 윤씨는 동기생 120명과 경쟁해 행정 분야에 최종 입사(인턴 중에서 20여명 합격)했다. 전라도 광주가 고향이어서 인턴 시절에는 전남지역본부 용지자재팀에서 근무했다. 비록 인턴이었지만 가스관 배설 관련 민원·토지 보상에 관해서는 전문가가 됐다. 인턴 때 가스공사 입사의 꿈을 품고 퇴근 후에도 밤 12시까지 공부한 윤씨는 “고3 때보다 더 열심히 공부한 것 같다”고 떠올렸다.

▷7월 입사전형이 궁금합니다.

“(인사팀) 서류전형에서 30~50배수를 뽑아요. 보통 사무직은 250 대 1, 기술직은 100 대 1의 경쟁률을 보여요. 회계·법학은 지원자가 상대적으로 적고 행정·경영은 경쟁률이 높았어요. 6급은 학력 제한이 없기에 중학교 학력자도 지원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는 모두 120명을 뽑았고 올해도 100여명을 선발할 예정입니다. 합격자 평균 연령은 20대이지만 지난해 38살 최고령자도 있었어요.”

▷6급 지원시 토익 750점 외에 스펙은 정말 필요 없나요.

“(인사팀) 직무영역-인문영역-제2외국어 관련 자격증이 한 개씩 있다면 서류전형 통과엔 문제 없어요. 사실 이들 중 하나 따는 것도 쉽지 않아요.”

▷필기시험은 어떻게 준비했죠.

“대학 교재를 기본으로 행정학 7급 공무원 책을 여러 번 봤어요. 고시 수준은 아닙니다. 두 문제 틀리면 탈락한다는 말에 반복 또 반복했어요.”(필기는 전공시험과 적성검사를 합산해 점수를 낸다. 동일한 비중을 두고 있다는 말이다. 시중 적성검사 문제집에 너무 의존해서는 안 된다. 단지 문제 유형을 익히는 데 중점을 두면 된다. 전공시험 난이도는 기술직의 경우 기사자격증 수준이다.)

▷필기보다 면접이 더 두렵겠어요.

“면접은 1차 실무-전공 프레젠테이션(PT)-영어 인터뷰-2차 인성면접으로 진행돼요. 영어 인터뷰 걱정을 많이 했는데 생각보다 쉬운 내용을 묻더라고요. 가령 인

을 하면서 무엇을 배웠는지, 가스공사가 무엇을 하는 곳인지 등 일반적인 것이었어요. 물론 영어로 말해야 했지만….”(전공 PT는 발표 30분 전 3~4개의 소주제를 주고 거기서 1개를 선택하는 방식이다. 심도있는 전공지식보다 순간 대처 능력, 발표력, 태도를 중점적으로 본다. 화이트보드에 사인펜으로 도식을 표시해 발표하면 된다.)

▷가장 중요한 면접은 뭔가요.

“(인사팀) 성실·신뢰성을 판단하는 인성면접이 가장 중요해요. 또 면접관의 질문에 핵심을 이야기하는 것이 좋습니다. 안다고 지나치게 자세히, 과장하는 것은 오히려 감점 요인입니다.”

▷전문인력은 몇 명 뽑나요.

“(인사팀) 10명 이내가 될 것 같아요. 6급 신입사원으로 대우해서인지 국내 로스쿨 출신의 지원이 적더라고요. 이전엔 상대적으로 해외 로스쿨 출신이 지원을 많이 했습니다.”

▷지방대생, 남녀 비율을 알고 싶은데.

“(인사팀) 지방대생 비율이 40~45% 정도예요. 특별히 지역인재할당제를 할 필요가 없을 정도죠. 2014년 6월 이후에는 대구로 본사가 이전합니다. 지역 인재가 더 많이 뽑힐 것 같아요. 지난해 여성 합격자는 30명 수준입니다.”

▷어떻게 인재육성팀으로 가게 됐어요.

“평소에 HR(인적자원) 쪽에 관심이 많았어요. 그래서 연수 때 인재육성팀에 지원했죠. 꾸준히 관심을 표명했더니 원래는 없던 자리였는데 생겼어요. 저는 정말 행운아입니다.”

▷취업 준비생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가스공사는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해요. 교육 시스템도 좋고요. 학력 차별도 없기에 노력한 만큼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곳이죠. 흔히 인생에 세 번의 큰 기회가 온다잖아요. 제겐 가스공사가 큰 기회 중 하나였어요. 다른 분들도 열심히 준비해서 그 기회를 잡기 바랍니다.”(전공 필기시험이 있다고 지레 겁먹지 말고 차근차근 준비하면 된다. 특히 어학실력이 뛰어난 인재들이 많이 도전해 해외 사업을 이끌어주길 기대합니다.)

인터뷰 말미에 직장 내 멘토가 있느냐고 물었다. “같은 부서의 최혜경 차장님(여)께 너무 많이 배웠어요. 예쁘신 데다 업무에서도 탁월하신 분이죠. 제가 앞으로 가스공사에서 어떤 꿈을 품고 계획할 것인지를 자신의 경험을 통해 얘기해 주시더라고요. 저도 나중에 후배들에게 이런 말을 해주는 멋진 선배가 되고 싶어요.”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

한국가스공사 신입직원 채용일정

7월17일 원서마감 ▶7월29일 필기시험 ▶8월10,13,14일 면접 ▶8월17일 최종발표 ▶10일간 연수 ▶9월3일자 임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