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연속 2교대제 시행 등 사측 수용 힘든 요구 내걸어
10시간 파업에 880억 손실
[들썩이는 노동계…부추기는 정치권] 4년만에 파업 현대차 '夏鬪 선봉' 에 울산 "또 노사분규 메카되나" 우려

13일 낮 12시 금속노조 핵심사업장인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본관 잔디밭. 현대차지부가 투쟁열기 확산을 위해 준비한 파업 출정식에는 5000여명의 조합원이 몰려들었다. 2007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저지’나 2008년 ‘소고기 촛불집회’ 등과 관련한 금속노조 파업 때 조합원 참여가 냉랭했던 것과는 크게 달라진 분위기였다. 현대차 내 비정규 노조원들도 대거 파업에 동참하면서 출정식 열기는 후끈 달아올랐다.

하지만 2009년부터 작년까지의 노사평화 덕분에 파업 출정가 한번 불러보지 못했던 조합원들은 4년여 만에 또다시 생산 현장에 파업 투쟁가가 울려퍼지자 어색함과 함께 다소 긴장하는 표정을 짓기도 했다. 문용문 현대차지부장은 현장의 열기에 고무된 듯 “회사가 다음 협상에서 일괄 제시안을 내놓지 않으면 2차 총파업에 나서겠다”고 회사를 압박했다.

◆완성차 3사 ‘올스톱’

이날 민주노총 금속노조의 경고파업에 따라 현대차·기아자동차·한국GM의 생산라인이 이날 8시간 동안 멈췄다. 현대차지부가 잔업도 2시간가량 거부해 사측은 4300여대의 생산 차질과 880억원 상당의 매출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했다. 금속노조 울산지부 산하 고강알루미늄, 덕양산업, 세종공업 등 현대차 1차 협력업체 8곳도 생산라인을 주야 4시간씩 멈췄다.

기아차는 이날 파업으로 2700여대의 생산 차질을 입었다고 밝혔다. 한국GM지부는 지난 10일과 12일에 주야 3시간씩의 파업을 먼저 시작했고 이날 주야 4시간 파업에도 동참해 생산 차질이 3700여대에 달했다.

◆‘추투’로 이어지나

노동 전문가들은 “그동안 금속노조 등 상급단체의 정치파업에 참여하지 않았던 현대차 노조가 본격적인 선봉대로 나서면서 하투(夏鬪)에 불을 당기고 있다”며 “연말 대선과 맞물려 정치권이 표를 의식한 친노동계 정책 제시에 나서면서 자칫 이번 하투가 산업계의 발목을 잡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더욱이 이번 하투에 참여한 현대차 노조는 올해 협상안에 노동 강도와 임금 손실 없는 주간 연속 2교대제 시행과 비정규직의 전원 정규직화, 만 60세로 정년 연장, 타임오프 전면 철회 등 회사 측이 수용하기 힘든 요구안들로 채워 노사갈등이 확산될 경우 이번 하투가 추투(秋鬪)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울산의 재래시장과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현대차 노조 파업에 대해 “노조가 하루빨리 협상에 총매진해 여름 휴가 전 협상을 끝내주길 바란다”고 노조를 압박했다. 울산 상공계 관계자도 “이번 파업으로 울산이 또다시 ‘노사분규의 메카’라는 오명을 덮어쓰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예년보다 파업 규모 커

전문가들은 올해 금속노조 파업의 파장이 예년보다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3년간 온건 성향 집행부가 현대차지부를 이끌면서 무분규 임단협 타결을 이끌어냈지만 지난해 11월 강경 노선의 집행부가 당선되며 분위기도 크게 바뀌었다. 정치파업의 성격은 여전하지만 금속노조는 2007·2008년과 달리 근로 조건 및 관련 제도 개선 요구를 내놓아 조합원들의 관심을 이끌어내는 데도 어느 정도 성공했다.

금속노조는 △심야노동 철폐 △원하청 불공정거래 근절 △비정규직 철폐 △노동조건 개선을 4대 요구 사안으로 내걸고 있다. 2007년 현대차지부는 파업 찬반투표를 생략하고 교섭 상견례를 하기도 전에 파업에 돌입했지만 올해는 절차를 모두 거쳤다.

울산=하인식 /양병훈 기자 ha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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