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화물연대가 파업 사흘째인 27일 국토해양부와 파업 타결을 위한 협상을 벌였으나 서로 입장차만 확인했다. 화물연대는 오후 늦게 물류업계 대표들과도 협상을 벌였으나 역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날 오후 7시에는 전국화물자동차운송주선사업연합회(화련) 소속 15개 업체와 운송료 인상에 관한 협상을 했지만 대정부 협상과 마찬가지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화물연대는 28일 오전 10시에 국토부와, 오후 3시에는 화련과 다시 만나 협상을 속개할 계획이다.

화물연대의 파업에다 이날 건설노조가 파업을 시작한 데 이어 민주노총도 8월 총파업을 앞두고 28일 하루 경고파업을 벌이기로 하면서 올해 ‘하투’(夏鬪)가 본격화됐다.

지난 25일 총파업에 돌입한 화물연대는 이날 정부와 처음으로 마주앉았다. 국토부에서는 박종흠 물류정책관을 협상대표로 4명이, 화물연대에서는 엄상원 수석본부장을 협상대표로 4명이 협상장에 나갔다.

이날 협상장에서는 견해차만 확인하고 별다른 의견 접근을 이루지 못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화물연대가 내놓은 협상 안건이 30여건인데 일부는 이미 시행 중이고 일부는 시행이 불가능한 것들”이라고 말했다. 앞서 화물연대는 2008년 파업 때 정부와 3일간 협상을 가진 뒤 파업을 마무리한 적이 있다.

민주노총은 28일 경고파업을 한 뒤 여세를 몰아 8월 총파업을 벌인다는 계획이어서 하투에 대한 산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민주노총 최대 산별노조인 금속노조는 다음달 2일 노동위 조정신청을 거쳐 13일 1차 총파업(4시간)에 들어갈 예정이다. 다음달 20일에는 2차 총파업(4시간)과 함께 ‘금속노동자 결의대회’를 열어 현대차지부와 기아차지부의 총파업 참여를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도 파업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노조 관계자는 이날 “제9차 단체교섭(28일)에서 만족할 만한 회사 측의 제시안이 나오지 않으면 파업 등의 중대 결단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현대차 노조는 기본급 대비 8.4% 임금 인상, 순이익의 30% 성과급으로 지급, 정년 60세로 연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경찰청은 “화물연대 총파업 이후 27일까지 불법 행위 30건이 발생했다”며 “이 가운데 18명의 신원을 확인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차량 파손이 15건으로 가장 많았고 공무집행방해·운행방해 등 2건, 협박 1건이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