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2002년 대한생명 인수 당시 63빌딩의 ‘63씨월드’는 시설이 노후되고 규모가 작아서 인기가 떨어지고 있었다.

한화호텔&리조트는 63씨월드를 활성화하기 위해 해외 유명 아쿠아리움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인기 비결을 연구했다. 그 결과 수달의 통로를 관람객의 머리 위에 설치한 ‘수달 수조’와 국가대표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 선수의 수중 발레 쇼 등을 추가하는 등 볼거리를 대폭 늘렸다. 2007년 140억원에 그쳤던 매출은 지난해 220억원으로 불어났다.

한화호텔&리조트는 63씨월드의 리모델링 성공을 통해 대형 아쿠아리움 사업이 신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신했다. 유덕종 한화호텔&리조트 상무는 “아쿠아리움 사업은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들지만, 일단 짓고 나면 유지관리비만 들어갈 뿐 운영방식에 따라 사업성을 충분히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아쿠아리움 시공에 대한 전문성과 기술력을 확보한 한화건설과 27년간 63씨월드 운영을 통한 아쿠아리움 기획·운영·자체 생물 수급능력을 보유한 한화호텔&리조트가 협력해서 국내외 시장을 개척해 가기로 계획을 세웠다. 한화는 여수에 이어 7월엔 제주도 섭지코지에 아시아 최대 규모의 아쿠아리움을 개장하고, 경기 일산 대화동과 대구 두류동에도 아쿠아리움을 짓는다. 전체 투자비만 3000억원이 든다. 이들 아쿠아리움에는 지역 정서와 문화가 담겨 있는 게 특징이다.

다음달 개장할 ‘아쿠아플라넷 제주’는 수조 규모가 1만800t으로 기존 아시아 최대였던 일본 오키나와의 ‘추라우미 수족관’(1만500t)을 넘어선다. 메인 수조(6000t)에 물을 채워넣는 데만 2주일이 걸린다. 제주 아쿠아리움은 제주 지역의 특색을 살려 해녀가 자맥질하며 전복을 채취하는 등 해녀공연을 넣은 게 특징이다. 내년 말 문을 열 ‘아쿠아플라넷 일산’은 동물원과 아쿠아리움의 결합품이다.

한화호텔&리조트는 해외 진출 계획도 갖고 있다. 유 상무는 “2015년까지 ‘글로벌 톱10 아쿠아리움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