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학법인 서울대' 출범 6개월

기초학문진흥委 신설 등 조직개편 주력
해외석학 영입 했지만 국유재산 문제 등 여전
여러 국립대 가운데 하나였던 서울대가 단독으로 ‘국립대학법인 서울대학교’로 재탄생한 지 오는 28일이면 6개월이다. 법인화 이후 서울대는 기존 학장회의를 대체하는 학사위원회를 구성, 외국인·여성·부교수까지 이 위원회에 참여시켜 대학 운영 전반을 총괄하고 있다. 기초학문진흥위원회, 재경위원회 등을 새로 구성하는 등 조직 개편에 나섰다.

하지만 법인화의 핵심목표인 ‘대학의 자율성 강화’에서 어떤 성과를 냈는지에 대한 의구심도 적지 않다. 법인화 과정에서 불거진 문제가 아직 그대로라는 지적도 나온다.

○노벨상 수상자를 교수로

서울대는 기초학문연구 소홀, 등록금 인상 등 법인화에 따라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 기초학문진흥위원회, 예·결산과 등록금 등 대학 재정을 심의하는 재경위원회를 새로 발족시켰다. 두 기구 모두 외부인사를 3분의 1 이상 위원으로 초빙해 공정성을 기했다.

이 두 위원회의 활동에 따라 서울대는 ‘기초학문 지원 예산’ 20억원을 올 예산안에 편성해 이 분야 박사과정 100여명에게 1인당 연간 200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올해 등록금은 다른 국립대와 보조를 맞춰 5% 인하했다.

2011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토머스 사전트 미국 뉴욕대 교수를 영입한 것도 법인화 이후의 성과로 꼽힌다. 노벨상 수상자가 전임교수로서 1년 이상 강의와 연구를 하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법인화 핵심 ‘자율성’ 실감못해

서울대가 사전트 교수를 영입할 수 있었던 것은 ‘자율성 확대’와 관련돼 있다. 예전의 서울대는 서울대학교 설치령, 국가공무원법, 공무원 보수 규정 등에다 교육과학기술부의 관리·감독 때문에 교수 숫자나 연봉 책정에 제약이 많았다. 그러나 독립된 법인으로서 정관에 따라 자율적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사전트 교수 영입에도 15억원을 투자할 수 있었다.

하지만 많은 학내 구성원들이 ‘자율성 확대를 크게 느끼지 못하겠다’는 반응이다. 변창구 인문대 학장(영어영문학과 교수)은 “순수학문 진흥에 있어서도 법인화 부작용을 막는 단기 처방만 나왔을 뿐 정작 학내 자율성을 늘리는 장기 발전 계획은 제대로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태진 재료공학부 교수는 “교수들이 산학협력이나 연구에 시간을 더 쓰기 위해 다른 교수에게 자신의 강의를 맡기는 등 혁신적인 제도도 만들 수 있는데 대학본부 측에선 아직 그런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학래 농생명과학대 학장은 “올해 예산 편성부터 작년과 큰 차이가 없었다”고 평가했다.

대부분 학생들은 법인화에 무관심한 가운데 학생회는 아직도 법인화 취소를 주장하고 있다. 유수진 사회과학대 학생회장은 “사전트 교수 영입 같은 겉보기에 좋은 것만 발표하지 말고 학교 변화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술림·부속학교… 산적한 과제

서울대가 ‘관리’하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정부와 계속 논의하기로 했던 전남 광양의 ‘남부학술림’ 문제는 6개월째 여전히 답보상태다. 남부학술림은 전남 광양 백운산과 지리산에 걸쳐 있는 1만3000m²규모의 숲으로 교육과학기술부 소유이며, 서울대가 1945년 해방 이후 경성제국대학으로부터 넘겨받아 지금까지 연구 목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서울대는 60년 넘게 관리하면서 쌓은 학술적 성과를 봐서라도 소유권을 이전받아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지역 주민의 반대가 만만찮다. 기획재정부도 “법인화로 국유재산을 2조원 넘게 무상 양도했는데 3000억원 상당의 학술림을 또 주는 건 부담스럽다”는 반응이어서 해결이 쉽지 않다. 규장각 등에 보관된 문화재의 소유 및 관리 문제에 대해서도 문화재청과 맞서고 있다.

세금 문제도 숙제로 부상하고 있다. 이제 법인으로 전환됐는데 세법에는 국립대학법인이 법인세를 내야 하는지에 관한 규정이 명확하지 않다. 남익현 기획처장은 “세금과 관련해 나타날 수 있는 여러 문제들을 다각도로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상익/강현우 기자 dir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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