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K의혹’을 제기한 김경준씨(46·수감중)의 기획입국설의 근거가 된 ‘가짜편지’와 관련해 검찰은 홍준표 전 새누리당 의원을 지난 2일 소환해 조사했다고 4일 밝혔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특수1부(부장검사 이중희)는 이날 “고발인 겸 피고소인 신분으로 홍 전 의원을 불러 약 4시간 동안 가짜편지의 입수 및 공개 과정과 편지 작성 과정에서의 개입 여부 등을 물었다"고 밝혔다. ‘BBK 기획입국설’은 BBK 주가조작 의혹으로 미국에 도피 중이던 김경준씨(46·구속)가 2007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참여정부와 당시 여당인 대통합민주신당의 회유로 귀국했다는 것이다. 당시 김씨의 기획입국설을 주장한 홍 전 의원은 김 씨의 미국 구치소 수감동기 신경화씨(54·구속)의 명의로 된 가짜편지를 근거로 공개했다. 이 편지에는 “자네가 ‘큰집’(청와대)하고 어떤 약속을 했건 우리만 이용당하는 것이고…”라고 적혀있다. 하지만 검찰 조사에서 편지를 작성한 사람은 신경화씨의 동생 신명(51·치과의사)씨로 밝혀졌다. 신씨는 조사에서 “평소 아버지처럼 모시던 양승덕 경희대 관광대학원 행정실장(59)이 시켜서 편지를 썼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최근 양씨로부터 가짜편지가 2007년 대선 때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 상임특보였던 김병진 두원공대 총장(66)에게 건네진 뒤 홍 전 대표에게 전달됐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에 따르면 홍 전 의원은 “가짜편지와 나는 전혀 무관하다"며 “당시 출근해 사무실에 나와보니 책상에 편지가 놓여 있었고, 누구로부터 전달 받았는지는 모른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홍 전 의원을 통해 알아볼 내용이 있지만 그를 다시 소환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