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음이 묻고 삼성이 답한 '열정樂서' 대박 비결
“처음엔 삼성이 한다고 돌이 날아들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이렇게 뜨거울 줄 몰랐다.”

젊은층을 겨냥한 전국 순회 토크콘서트 ‘열정락서’를 기획한 최홍섭 삼성 미래전략실 상무의 말이다. 삼성 최고경영자(CEO)와 저명 인사, 연예인 등이 자신의 삶을 진솔하게 들려주는 이 행사에 올 들어 4만명이 참여했다. 지난해의 2배를 넘는 인파다.

지난 16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 방송인 김주하 씨가 평범한 여대생에서 첫 여성 단독 앵커가 되기까지의 스토리를 풀어내자 환호와 탄성이 쏟아졌다. 신태균 삼성인력개발원 부원장과 세계적 프리마돈나 조수미, 전 국가대표 탁구선수 현정화 씨가 차례로 생생한 체험담을 들려주며 꿈을 갖고 도전하고, 좌절하지 말란 메시지를 던졌다. 이날 모인 청중은 1만2000여명. 지난해 열정락서가 시작된 뒤 최대였다.

성공 비결은 ‘스토리와 재미의 결합’으로 요약된다. 어려움을 딛고 정상에 선 CEO와 스타들이 자화자찬이 아닌, 솔직담백한 체험담을 털어 놓는다. 여기에 최효종 허경환 등 개그맨들의 재치 있는 사회와 2NE1, 씨스타, 울랄라세션 등 인기 가수의 공연이 곁들여진다.

삼성TV를 세계 1위로 이끈 윤부근 삼성전자 사장은 “울릉도 촌놈으로 태어나 고낯� 5년이나 다녔다. 그러나 쫄지 않고 들이댔고 저질렀다”고 고백했다.

개그맨 김병만은 찢어지게 가난했던 집안 환경부터 7전8기의 개그맨 데뷔와 달인으로 뜨기까지의 과정을 들려줬다. 서른일곱 살에 미국 GE 사장(에너지)이 된 ‘신화의 주인공’ 최치훈 삼성카드 사장은 “새로운 보직을 맡을 때마다 너무 어려워 도망가고 싶었다”고 속내를 털어놔 공감을 얻었다.

‘열정락서에 다녀와 꿈을 되짚어 봤다. 고난을 긍정으로 바꾸는 힘이 바로 나의 열정이다’ ‘스물세 살은 너무 늦었다고 생각했다. 강의를 듣고 나오는 순간 스물세 살은 앞서갈 수 있는 나이란 걸 깨달았다. 열정락서는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꾸어놓게 될 거다’라는 뜨거운 후기가 열정락서 홈페이지에 가득하다.

열정락서는 청춘의 아픔을 보듬어주기 위해 기획됐다. 최 상무는 “2006년부터 대학생 커뮤니티 ‘영삼성’을 운영해오다 일방적 메시지 전달이 아닌 진정성 담긴 소통이 필요하다는 점에 착안해 토크콘서트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참가 신청과 강연자, 공연가수 선정 등도 젊은층의 소통 수단인 트위터와 페이스북 블로그 등을 통해 이뤄진다.

지난해 12개 도시에서 열린 ‘열정락서 시즌1’에 참가한 사람은 2만여명. 올해는 스무 차례 열리는 데 삼성 측은 참여 인원이 10만명을 넘길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은 오는 9월부터는 젊은 직원들을 위한 ‘사내 열정락서’도 시작하기로 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