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임에 관심이 없으며 남은 임기에도 연연하지 않겠습니다.”

불교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25일 조계사 대웅전에서 열린 ‘승가공동체 회복과 종단 안정을 위한 교구본사 주지 108배 참회 정진’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최근 승려 도박파문으로 종단이 혼란에 빠진 상황에서 사퇴를 시사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이다.

자승스님은 이날 교구본사 주지들과 108배를 마치고 마무리 발언을 통해 “저의 부덕으로 교구본사 주지 스님들에게 번거로움을 드리게 되어 죄송하다”며 이런 뜻을 전했다.

자승스님은 2009년 11월 총무원장에 취임했고 1년 반 정도 임기를 남겨두고 있다. 그는 “종단 책임자로 있는 동안 완성할 수 있는 것도, 완성할 수 없는 것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완성하지 못한 것을 재임을 통해 이루겠다는 것은 부질없는 욕심”이라고 말했다. 또 “자정과 쇄신이라는 든든한 기반이 조성되고 여법한 승계를 생각하면 소임의 기간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6월 초에 종단 쇄신안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조계종 관계자는 “총무원장 스님의 발언은 임기에 연연하지 않고 종단의 자정과 쇄신에 진력하겠다는 것”이라며 사퇴와 연결지어 해석하는 것을 경계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