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벌이 밥 먹여주나요. 능력이 최고입니다.”(이지송 LH 사장)

“우리는 무엇보다 열정적인 인재를 원합니다.”(이대호 한화건설 상무)

우수한 고졸 인재를 선점하려 ‘2012 고졸인재 잡 콘서트’에 총출동한 국내 굴지의 많은 기업들은 23일 고졸 선발의 키워드로 ‘기본적인 능력’과 ‘적극적인 품성’을 꼽았다. 분명한 목표의식과 진취적인 인성을 갖고 있으면서 특성화고에서 기본 지식도 충실히 쌓은 고졸자가 기업들이 선호하는 인재상인 셈이다. 이런 고졸 인재를 입도선매하기 위해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까지 직접 나섰다.

○인사담당자 “기본 능력 갖춰야”

이날 콘서트 현장에서 가장 바쁜 사람은 각 기업들의 인사팀장이었다. 이들은 쉴새없이 밀려드는 고등학생들을 만나느라 식사도 거른 채 하루종일 상담에 몰두했다. 이들이 고졸자들에게 가장 먼저 바라는 자질은 특성화고에서 배운 기본 기술과 지식이다. 취업을 희망하는 분야의 자격증은 필수조건은 아니지만 소지할 경우 가산점을 받을 수 있다.

정희원 현대중공업 인재개발부 차장은 “학생들이 학교 성적 기준을 가장 많이 물어보는데 성적은 평균 정도면 충분하다”며 “중요한 건 취업하려는 분야에 대해 기본적으로 갖고 있는 소양”이라고 설명했다.

안재홍 한국수자원공사 총무관리처장은 “우리 회사에서는 정수장 관리 등을 하게 되는데 관련 기본지식이 있는 마이스터고나 특성화고 출신이면 우대한다”며 “학력이나 성적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소개했다.

○공기업, 성실성이 최고

진취적이고 도전적인 품성도 기업들이 고졸자에게 요구하는 필수적인 자질이다. 현장에서 만난 이대호 상무는 “고졸자들은 취업에 대한 열망은 뜨겁지만 정작 취업하려는 기업들에 대해선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자신이 원하는 일을 적극적으로 준비하는 건 인재의 기본”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글로벌채용 관계자는 “긍정적이고 도전적인 고졸 인재를 원한다”며 “본인이 하고 싶은 분야가 있다면 독학을 통해서라도 자기 전문성을 갖추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공기업들은 특히 성실성과 국민에 대한 봉사 의식을 강조했다. 서기석 LH 인사부장은 “자기 업무에 대해 주인의식을 갖고 성실하게 근무하는 것은 기본”이라고 말했다.

○인재 찾으려 기업 CEO 총출동

올해 처음 고졸 공개 채용에 나선 기업들에선 CEO들이 현장으로 총출동해 우수 인재 확보에 직접 나섰다. 고졸 채용이 국가적 화두로 떠오른 이후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채용 확대에 나서면서 인재 확보전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강호문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날 부산 출장도 연기하고 삼성전자 부스를 찾아 고졸 채용 상담 과정을 꼼꼼히 점검했다. 강 부회장은 “삼성그룹이 올해 고졸자를 예상보다 100명 많은 700명 채용했다”며 “앞으도 고졸 일자리를 많이 늘리겠다”고 말했다.

정만원 SK그룹 부회장은 “이번 행사에 많은 학생들이 참석한 것을 보고 고졸 채용에 대한 학생들의 바람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지송 사장은 부스에서 직접 상담을 벌여 눈길을 끌었다. 이 사장은 “진정한 공정사회가 되려면 학벌중심 사회부터 달라져야 한다”며 “올해 고졸 200명을 채용한 뒤 앞으로도 늘려 나갈 계획”이라고 학생들에게 약속했다.

서보미/서정환 기자 bm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