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조금 ‘꿀꺽’, 리베이트 ‘슬쩍’ 어린이집 원장 무더기 적발

특별활동업체로부터 ‘뒷돈’을 받아 챙기거나 보육교사를 가짜로 등록해 국가보조금을 빼돌린 어린이집 181곳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서울 양천경찰서는 어린이집을 운영하면서 특별활동비를 부풀려 받은 뒤 그 차액을 차명계좌로 받아 16여억원을 가로챈 혐의(영유아보육법)로 이모씨(51) 등 서울과 인천, 경기 등 수도권 일대 어린이집 원장 4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4일 밝혔다. 또 원생과 보육 교사 수를 허위로 신고, 정부와 지자체로부터 8000여만원의 국가 보조금을 받은 어린이집도 함께 적발했다.

경찰에 따르면 적발된 어린이집은 2010년 4월부터 최근까지 학부모들로부터 특별활동업체에 지불할 돈을 평균 70%가량 부풀려 받고, 실제로는 차명계좌를 만들어 특별활동업체로부터 그 차액을 받았다. 특별활동업체란 어린이집에 교사를 파견, 수업을 진행하고, 교재나 수업 준비물 등을 판매하는 업체를 말한다.

서울 신월동 A 어린이집의 경우 영어 교육에 들어가는 교재 비용 등 특별활동비의 원가가 원래는 5만원이지만 10만원을 학부모들에게 받고, 5만원은 해당 업체가 원장의 차명계좌로 입금해준 것으로 드러났다. 이렇게 챙긴 금액만 1200만원. 2009년 3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는 보육교사와 원생을 가짜로 등록, 3700여만원의 국가보조금도 챙겼다.

또 특별활동비뿐 아니라 급식업체와 짜고 급식비용도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가양동의 한 어린이 집은 2010년5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원생의 전체가 우유를 먹은 것처럼 신고, 대리점에 청구서를 요구해 1200만원을 챙기기도 했다.

일부 원장들은 특별활동업체와 짜고 뒷돈을 받지 않는 원장에게 “너만 깨끗하냐”며 어린이집 원장 모임에서 제외, ‘왕따(집단따돌림)’를 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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