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가 세계은행 차기 총재로 선임된 김용 미국 다트머스대 총장 소식을 유독 반기고 있다. 김 총장과의 숨은 인연 때문이다.

김 총장의 정신적 스승으로 알려진 외삼촌이 성균관대 유학동양학부 전헌 교수(70)다. 전 교수는 오늘의 김 총장을 만드는 데 커다란 역할을 했다. 성균관대는 미국 뉴욕주립대에서 학생을 가르치던 전 교수를 2004년 '초빙'해왔다.

김 총장은 큰 고민이 있을 때마다 전 교수에게 조언을 청하곤 했다. 다트머스대 총장직 제의를 받았을 때도 김 총장은 전 교수에게 전화했다.

"비슷한 시기 오바마 정부에서 일을 맡아달라는 제의가 함께 왔다"며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를 전 교수에게 물었다. 당시 전 교수는 "가정을 돌보며 세상일을 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고 조언해 그의 선택을 도왔다고 한다.

김 총장의 외삼촌을 '대학 식구'로 두고 있는 성균관대가 들뜨고 있는 이유다. 전 교수가 성균관대 학생들을 가르치며 '제 2의 김용'을 만들어낼 것이란 기대감도 있다.

성균관대 관계자는 "김 총장과 전 교수의 관계가 외부에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전 교수의 인품이나 실력이 뛰어난 것은 학교 내에서 누구나 아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 총장의 세계은행 차기 총재 당선 소식이 전해진 뒤에도 전 교수는 혹시나 조카에게 누가 될까 싶어 언론의 인터뷰를 사양하고 있다. 아시아계 인사 중 처음으로 세계은행 수장직을 맡게 된 김 총장은 20일 세계은행 연례총회에서 정식 임명되며 7월1일 5년 임기를 시작한다.

한경닷컴 이지현 기자 edit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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