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의원이 가짜편지 입수 경위 밝혀야"
신씨는 이날 베이징에서 기자들과 만나 “편지를 쓴 지 4일 만에 홍준표 의원이 자신의 편지를 입수해 김경준 씨의 기획입국설을 제기했다”며 “홍 의원은 그 편지를 어떻게 입수했는지를 스스로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미국 텍사스에 머물고 있던 신씨는 검찰조사를 받기 위해 베이징을 거쳐 이달 말께 한국에 입국할 예정이다. 신씨는 그러나 “선거 관련 수사는 선거가 끝난 후 하는 게 원칙인데도 검찰이 총선 전에 수사를 매듭지으려 하고 있다”며 “아직 검찰수사에 응할지 최종적으로 결심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홍 의원이 기획입국설을 제기한 직후 양씨로부터 이번 건은 이상득 의원과 최시중 씨 등이 직접 다루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당시 양씨는 김병진 이명박 후보 상임특보(두원공대 총장), 이 대통령의 손윗 동서인 신기옥 씨 등과 수시로 통화하는 등 친분관계를 유지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홍 의원의 측근으로부터 사과를 받아들이겠느냐는 제안을 간접적으로 받았다”며 “그러나 홍 의원이 아닌 다른 사람이 사과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 거절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 들어가면 홍 의원이 그동안 BBK사건과 관련해 주장해온 내용들이 모두 허위라는 사실을 입증할 자신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이 연루된 BBK사건의 김경준 씨는 대선이 한창 진행 중인 2007년 10월에 미국 재판에서 항소를 포기하고 국내 송환을 택했다. 이후 11월 중순 홍 의원이 김씨의 미국 구치소 수감동료였던 신경화 씨가 쓴 편지를 공개하면서 김씨의 송환은 당시 여당인 민주당 측이 기획한 것이라는 의혹이 불거졌다.
편지에는 “자네가 ‘큰 집’하고 어떤 약속을 했건 우리만 이용당하고…”라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그러나 대통령 선거가 끝난 후 이 편지는 신경화 씨가 아니라 그의 동생인 신씨가 한나라당 인사와 연루된 양씨의 부탁으로 작성한 것으로 드러나 오히려 한나라당이 ‘민주당의 기획입국설’을 만들어내기 위해 역공작을 한 것이라는 의혹을 사고 있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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