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K 가짜 편지 쓴 신명 씨 "홍준표가 진실밝혀야"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BBK 의혹'을 제기한 김경준(46ㆍ수감중) 씨 기획입국설의 근거가 됐던 '가짜편지'를 쓴 당사자인 신명(51) 씨는 "홍준표 전 한나라당 대표가 가짜 편지에 대한 진실을 밝히고 국민들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 씨는 20일 (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당시 가짜 편지를 김경준 기획 입국의 증거라며 언론에 공개했던 홍준표 전 대표가 편지의 입수 경위를 털어놓아야 한다"면서 "한국 검찰도 홍 전 대표를 상대로 그때 공개한 편지 출처와 누가 편지를 쓰라고 사주했는지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는 31일 이전에 김경준 씨가 제기한 명예훼손소송의 피고소인 자격으로 검찰에 출두해 가짜 편지의 작성 경위에 대해 진술하겠다고 밝힌 신 씨는 "홍 전 대표는 진실을 밝히고 사과하지 않는다면 (4월 총선에서) 국회의원이 될 자격이 없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신 씨는 "편지가 가짜로 밝혀진 뒤 홍 전 대표는 누군가 책상 위에 편지를 가져다놓아서 진짜인 줄 알았다고 해명했는데 누가 납득하겠느냐"며 "홍 전 대표가 누구에게 그 편지를 전달 받았는지 밝혀야 가짜 편지를 작성하도록 사주한 배후가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가짜 편지 작성 경위에 대해 양부처럼 모시던 양 모씨가 편지 문안을 가져와서 그대로 쓰라고 시켜 따랐을 뿐이라고 설명해온 신 씨는 양 씨가 당시 한나라당 대선 캠프 고위 인사들이 뒤를 봐주고 있다고 말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양 씨는 2007년 검찰에서 조사받을 때도 양 씨가 정권 실세가 보호해줄테니 편지 작성 경위에 대해서도 거짓으로 진술하라고 시켜서 따랐다고 밝힌 적이 있다.

신 씨는 "홍 전 대표가 사실을 고백하지 않으면 총선 전에 추가로 폭로할 사실이 있다"면서 4월5일 서울에서 이와 관련한 기자 회견을 열겠다고 예고했다.

미국 텍사스주에 살고 있는 신 씨는 로스앤젤레스에서 중국 베이징을 거쳐 한국으로 갈 예정이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권 훈 특파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