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나경원 전 새누리당 의원(49)의 남편인 김재호 서울동부지법 부장판사(49)에게서 기소청탁을 받은 것으로 지목된 박은정 인천지검 부천지청 검사(40)의 진술서를 받았다.

서울지방경찰청은 5일 나 전 의원 측이 기소청탁 의혹을 제기한 시사인 기자 주진우 씨(39)를 허위사실 유포로 인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한 사건과 관련, 검찰로부터 박 검사의 진술서를 전달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박 검사를 참고인 자격으로 조사할 예정이었으나 진술서를 받음에 따라 직접조사를 할지 말지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소환, 방문, 서면 등 조사 방안을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검사는 지난 2일 사표를 냈다가 반려되자 가족과 함께 휴가를 떠났으며 외부와의 접촉도 끊은 상태다.

경찰은 이번 사건에 대한 공소시효가 다음달 26일로 끝나는 만큼 수사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경찰은 박 검사를 조사한 뒤 진술 내용을 바탕으로 나 전 의원과 김 판사에 대한 조사 여부도 결정하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다만 “기소 청탁이 (판사의) 직권 남용에 해당하는지는 경찰이 판단할 부분이 아니다”라며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여부만 가려낼 것”이라고 말했다.

작년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주씨는 인터넷 방송 ‘나는꼼수다’에서 “나 후보 남편인 김 판사가 2005년 서울서부지법 재직 당시 일본 자위대 행사장을 찾은 나 후보를 비방한 글을 올린 네티즌 김모씨를 기소해달라고 당시 서부지검 검사(박은정 검사)에게 청탁했다”고 주장했다. 나 전 의원 측은 이에 “남편은 당시 해외 연수를 떠나 있었기 때문에 청탁했다는 주장은 말도 안 된다”며 주씨를 경찰에 고발했고, 주씨도 맞고소를 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