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새누리당 전 의원(49) 측으로부터 ‘기소청탁’을 받은 것으로 지목된 박은정 인천지방검찰청 부천지청 검사(40·사진)가 사표를 냈다. 박 검사는 사표 제출 이유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아 의혹이 더욱 커지고 있다.

우병우 부천지청장은 2일 “박 검사가 찾아와 사표를 냈고 휴가를 가서 나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박 검사는 이날 검찰 내부통신망인 ‘이프로스’에 “오늘 검찰을 떠난다. 선후배 검사들께 감사드리고 행복하길 기원한다”고 글을 올렸다. 박 검사는 나 전 의원의 남편인 김재호 서울동부지법 부장판사(49)가 기소청탁을 실제로 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대검은 “현재로서는 박 검사에게 책임을 물을 사유가 없다”며 사직서를 반려하기로 했다.

앞서 팟캐스트 라디오 ‘나는 꼼수다’는 지난달 28일 방송에서 “박 검사가 공안수사팀에 김 판사로부터 기소청탁을 받은 사실을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 방송은 “박 검사가 검찰이 나꼼수 패널인 주진우 시사인 기자의 구속영장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이 같은 사실을 털어놨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주 기자는 지난해 10월 방송에서 “김 판사가 2005년 서울서부지법 재직 당시 나 전 의원의 일본 자위대 행사장 방문에 대해 비판글을 올린 네티즌을 기소해 달라고 서부지검 검사에게 청탁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나 전 의원 측은 주 기자를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등으로 서울지방경찰청에 고발했고, 주 기자도 허위사실이 아니라고 맞고소했다. 이 사건은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가 수사지휘하고 있다.

검·경은 이번 사건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정점식 서울중앙지검 2차장검사는 박 검사가 기소청탁을 받았다고 진술했는지 여부에 대해 “이런 저런 말을 하는 게 부적절하다고 판단된다”며 답을 피했다.

임도원/이고운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