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난 괜찮지만 사실 왜곡은 용납 못해"
"트위터에 고민 많지만 SNS 표현의 자유는 중요"

"난 보이콧이라는 단어를 쓴 적도 없고 보이콧하자고 선동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 왜 내가 '범죄와의 전쟁'을 보이콧했다고 알려졌을까요?"

트위터를 통해 이른바 설화에 휘말린 소설가 공지영이 입을 열었다.

지난 12일 밤 전격적으로 전화인터뷰에 응한 그는 "아무리 생각해도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았다"며 "그동안은 잘못된 말들이 좀 나와도 무대응이 상책이라고 생각했지만 이번에는 좀 정도가 심한 것 같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날 비난하는 건 괜찮지만 사실 왜곡은 용납 못 한다"며 "내가 하지 않은 잘못된 말들이 옮겨지며 확대 재생산되고 있어 바로잡을 필요를 느꼈다"고 말했다.

앞서 그는 '비키니 시위'와 관련한 '나꼼수'의 발언들에 대해 정봉주 전 의원이 '삼국카페'에 사과 편지를 보냈다는 소식을 전한 후 정 전 의원 지지자들로부터 맹폭을 당하자 지난 8일 밤 트위터를 잠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그는 팔로어 수가 36만여 명에 달하는 대표적인 파워 트위터리안이다.

그런데 트위터를 중단한 직후에는 그가 지난 6일 영화 '범죄와의 전쟁'에 대해 'TV조선이 투자했다는 말에 급 호감하락'이라고 한 발언이 영화계를 중심으로 큰 논란이 됐다.

감독, 배우, PD들이 나서 그의 발언을 문제 삼으면서 그는 졸지에 영화계로부터도 공격받는 처지가 됐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영화 '도가니'의 원작자로 영화계가 앞다퉈 러브콜을 보내는 대표적인 작가였던 그다.

공지영은 그러나 이런저런 논란에도 이달 안에 트위터를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무엇이 왜곡인가.

▲'범죄와의 전쟁'에 대한 논란이다. 난 트위터를 통해 딱 두 마디만 했다. 'TV조선이 투자했다는 말에 급 호감하락'과 '죄송해요. 그런데 비호감이에요'였다. 그런데 언론 등에서는 내가 그 영화를 보이콧했다는 표현을 쓰기 시작했다. 난 그런 단어를 쓴 적도 없고 보이콧하자고 선동하지도 않았다.

'비호감'이라는 단어를 어떤 의미로 쓰나? 난 '난 그게 싫다'는 의미로 썼을 뿐이다. '그렇다면 36만 팔로어를 의식하지 않고 글을 쓰나?'라고 묻겠지. 물론 항상 의식한다. 하지만 그들이 내 부하도 아니고 날 맹목적으로 따르는 사람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난 그냥 그 영화가 싫다고 했을 뿐이다.

내가 내 감정도 마음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살아야 하나? 그 영화가 형편없다고 한 것도 아닌데 내가 이렇게 매도돼야 하나 싶다. 또한 내가 전혀 생각지도 못한 선의의 피해자도 나와 더이상 가만히 있으면 안 되겠다 싶었다.

--선의의 피해자라니?

▲내가 '급 호감하락'이라고 하자 어떤 분이 영화 제작할 때 부분 투자는 제작자가 선택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는 설명을 달아주셨길래 '아 그럴 수도 있겠다' 싶어 그 팩트(fact)는 전달하려고 그 글을 리트윗(RT)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난 비호감'이라고 덧붙였을 뿐이다. 그게 다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분이 영화계 관계자였는데 RT로 내게 놀림을 당한 것처럼 느껴 속상해했다는 얘기를 들어 죄송했다. 심지어 내 팔로어 중 RT를 따라 그분 트위터를 맹폭한 분들이 있다는 알게 됐다.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이 벌어진 것이다.

내가 그에 앞서 맹폭을 당해 보니 그분이 얼마나 놀라고 상심했을지 이해가 갔고 미안했다. 날 비난하는 것도 괜찮고 이 일로 영화판에서 매장이 된다고 해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실 왜곡은 용납못한다.

--트위터 중단이 '범죄와의 전쟁'과는 관련이 없나.

▲관련 없다. 정봉주 전 의원 편지 사건으로 트위터를 접겠다고 밝혔는데 그 이후에 영화계에서 또 다른 논란이 벌어졌다는 것을 알게 됐다. 트위터를 중단했는데 트위터를 통해 해명해야 하나 어쩌나 고민했다.

'범죄와의 전쟁' 문제는 정 전 의원 문제보다 더 심각하다. 엄청나게 왜곡돼 있다. 영화계에서 내가 그 영화를 보이콧했다고 기정사실화하고 있더라. 배우 조재현 씨도 한 말씀 하셨던데 촬영장에서 스태프로부터 이야기를 전해들었다고 쓰셨더라. 과연 무슨 말씀을 어떻게 들었는지 궁금하다.

그동안 난 영화를 보고 좋다고 한 적도 많았다. 그런데 싫다고 하면 안 되나? 난 논리적이지 못한 사람이다. 예술하는 사람이라 감성적이고, 소소한 나의 감정들을 친구들과 나누고 싶어 트위터를 하는 것이다. 아직도 내 발언이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팔로어를 의식해서 내 감정 표현도 못 해야 하나.

--정 전 의원 사과편지와 관련돼 비난받은 것에는 어떤 입장인가.

▲들어보니 '사과 편지'라는 단어가 굉장히 컸다고 하더라. 난 '미안하다'는 의미로 쓴 표현인데…. 그날 일도 자세하게 얘기하자면 정 전 의원 사모님과 함께 면회를 갔고 굉장히 유쾌하게 대화를 하고 왔다.

자신이 먼저 삼국카페에 편지를 보냈다고 이야기하기에 '자기가 잘못한 것도 아닌데 사과했으니 정말 통크다'며 웃었다. 난 그저 그 사실을 전달했을 뿐인데 의도와 다르게 그야말로 맹폭을 당했다.

그 글들을 보면서 내 진심이 제대로 전달 안 되는구나 느끼며 서운했고, 몇 차례 변명하려고도 했지만 그들의 입장을 이해하기도 하고 일단은 너무 과열돼 있으니 이럴 땐 당분간 트위터를 접자 싶었다. 마침 새로운 소설을 쓰기 시작해서 소설에 전념할 시간도 필요했다.

--비키니 시위 발언에 대해 '나꼼수'와의 충돌은 정리됐나.

▲그 부분에 대해서는 나꼼수와 분명히 다른 의견이다. 하지만 그외 나꼼수가 지금껏 거둔 성과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높게 평가한다.

또 비키니 시위 발언에 대해서는 나꼼수와 바로 풀었다. 그러나 외부에서는 여전히 (그 문제에 대한 우리의 입장 차를) 심각하게 다루고 있더라. 그래서 나꼼수를 위해 앞으로 나꼼수 옆에는 가지 않기로 했다.

--언제 트위터를 재개할 건가.

▲길게 잡지 않았다. 2월 중에는 돌아올 생각이었다. 짧으면 1-2주, 길어야 이달 말까지라고 생각했다.

--트위터를 왜 하나.

▲일부에서는 트위터가 너무 짧은 글자라 얼마든지 왜곡할 수 있다고 지적하던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나 자신 작가이기 때문에 표현의 자유에 아주 민감하다. 난 내가 싫어하는 사람들의 표현 자유도 목숨 걸고 지켜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SNS는 엄청난 힘이 있고 특히나 요즘처럼 주류 언론을 통해서는 알려지지 않는 일들을 전하는 데서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또 작가로서 독자와의 소통의 창구로도 소중하다.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pret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