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질 나쁜데다 반성 안한다" 구형대로 선고

법원이 27일 '벤츠 여검사'로 불리는 이모(36·여) 전 검사에게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한 것은 죄질이 나쁜데다 대가성을 인정하지 않는 등 반성의 기미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창재 특임검사팀이 구형한 내용과 똑같이 선고한 것이다.

이 전 검사는 재판과정에서 부장판사 출신 최모(49) 변호사로부터 사건청탁을 받은 기억이 없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최 변호사가 여러 차례 청탁했다고 인정한 진술서와 이 전 검사와 주고받은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 이메일 등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피고인이 청탁받은 사실이 있다고 넉넉히 인정된다"고 꼬집었다.

재판부는 특히 법률전문가인 피고인이 동료 검사에게 전화로 사건청탁을 하는 등 알선행위까지 한 것은 죄질이 극히 나쁘다고 판단했다.

또 이 전 검사는 최 변호사로부터 받은 신용카드와 벤츠 승용차가 애정관계에 의한 선물이지 사건청탁의 대가가 아니라고 항변했다.

신용카드는 최 변호사가 사건을 청탁하기 4개월 전부터 받아서 사용했고, 벤츠 승용차는 무려 2년7개월 전부터 받아 사실상 보관한 것이어서 대가성과 거리가 멀다는 주장이었다.

재판부는 그러나 사건 청탁 전 4개월간 신용카드 사용내역은 29차례, 700여만원이지만 청탁 후 3개월여간은 무려 65차례, 2천300여만원으로 빈도와 금액이 눈에 띄게 늘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벤츠 승용차에 대해서는 "피고인이 언제든지 쓸 수 있는 상태로 보관했고, 가끔 사용하기도 했으며 보관 중에 알선행위가 있었기 때문에 사건 청탁을 받은 후에는 대가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금품수수에 대가 외의 성질이 불가분적으로 포함돼 있다고 하더라도 공소사실은 모두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유죄로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와 함께 "피고인이 자신의 잘못이 무엇인지 진정으로 인식하지도, 진지하게 뉘우치고 있지도 않다고 보인다"고 중형선고 이유를 설명했다.

(부산연합뉴스) 민영규 기자 youngky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