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아몬드 매장량 실체 파악이 일차관문
보도자료 배포 배후·자원외교 실세 개입 의혹도

26일 검찰이 서울 종로구 옥인동 씨앤케이(CNK)인터내셔널 본사 사옥과 관련자 자택 등 8곳을 일제히 압수수색하면서 카메룬 다이아몬드 광산 개발권을 둘러싼 CNK 주가조작 의혹 수사가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검찰은 우선 다이아몬드 광산 매장량부터 외교통상부의 허위·과장 보도자료 작성경위, 보도자료 기획·배포 과정의 배후, 주가조작의 실익을 챙긴 인물 등 꼬리에 꼬리를 무는 각종 의혹에 대해 성역 없이 칼을 들이댄다는 전략이다.

◇4억2천만캐럿 광산의 실체는 = CNK는 유엔개발계획(UNDP)의 1995~1997년 조사결과와 충남대 탐사팀 조사를 토대로 카메룬 광산에 4억2천만 캐럿의 다이아몬드가 묻혀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세계 다이아몬드 연간 생산량의 약 2.5배에 달하는 엄청난 양이다.

그러나 증권선물위원회 조사결과 CNK는 광물의 부존 여부를 측정하는 수준의 기초적인 탐사만 했을 뿐 실제 추정매장량 산출에 필요한 수준의 탐사는 시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추정매정량 산정에 불리한 표본은 아예 반영하지 않는 등 일방적으로 유리한 자료로만 매장량을 산출한 것이다.

2009년 8월과 12월 두 차례 발파탐사 결과 매장량은 최초보고서 예상량의 6%인 2천500만캐럿에 불과했는데도 CNK는 끝까지 4억2천만캐럿을 고집했다.

증선위는 CNK가 매장량을 크게 부풀렸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CNK 측은 아직도 카메룬에 막대한 양의 다이아몬드가 묻혀 있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CNK는 전날 자사 홈페이지에 '다이아몬드의 실체는 분명히 존재하며, 모든 의혹은 해프닝으로 끝날 것'이라고 공지하기도 했다.

검찰은 우선 4억2천만캐럿 다이아몬드광의 실체부터 밝혀야 할 입장이다.

매장량 산출법부터 쉽지 않은 벽을 만날 여지도 없지 않다.

◇문제의 보도자료 어떻게 만들어졌나 = 이번 사건은 2010년 12월17일 배포된 외교통상부 보도자료에서 비롯됐다.

CNK가 최소 매장량 4억2천만 캐럿의 카메룬 다이아몬드 개발권을 획득했다는 자료를 언론에 뿌리면서 주가가 춤을 추기 시작한 것이다.

관련 보도는 2007년부터 간간이 나왔지만, 보도자료는 CNK 사업의 수익성을 공인해준 것과 다름없었다.

코스닥 상장사 CNK 주가는 2010년 12월16일 3천400원대에서 지난해 1월11일 1만8천원대까지 치솟았고, 오덕균 회장과 CNK 이사인 그의 처형은 보유주식을 내다 팔아 803억원의 차익을 올렸다.

경영진이 고점에서 주식을 매도하자 일반투자자들 사이에서 먼저 주가조작 의혹이 불거졌다.

증선위 조사결과 의혹은 상당 부분 사실로 드러났다.

CNK의 일방 주장이 담긴 자료를 외교부에 넘겨준 인물은 외교부 차관과 국무총리실장을 지낸 조중표(60) CNK 전 고문이다.

그는 보도자료 배포 직전 CNK 주식을 매입해 10억원의 시세차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고문은 오 회장에게서 다이아몬드 매장량 자료를 받아 외교부에 전달했으며 외교부는 이를 보도자료로 만들었다.

결과적으로 외교부가 CNK의 홍보대행사 역할을 한 셈이다.

검찰은 조 전 실장이 건넨 자료가 어떤 과정을 거쳐 보도자료로 작성·배포됐는지 파헤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자원외교 실세 개입 의혹 = 조 전 고문이 총리실장으로 재직할 때 국무총리실은 자원외교를 총괄했다.

CNK 주가조작의 배후로 꼽히는 인물들도 당연히 자원외교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 인사들이다.

김은석(54) 외교부 에너지자원대사는 자원외교 차원에서 CNK의 광산 개발권 확보를 지원한 인물이다.

그는 2009년 5월 민관 합동대표단 단장으로 카메룬을 방문하기도 했다.

감사원 감사결과 해임 요구와 함께 검찰에 수사 요청된 김 대사는 외교부 보도자료 배포에 깊숙이 개입한 것은 물론 동생들에게 정보를 알려 CNK 주식을 거래하도록 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광물자원공사 팀장 친인척, 전 총리실 자원협력과장, 에너지자원대사 비서 등의 주식거래 사실도 드러나 수사선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역시 자원외교를 주도하고 2010년 민간 고위급 대표단 단장으로 카메룬을 방문한 적이 있는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도 의혹을 받고 있다.

◇미공개 정보이용 입증 '쉽지 않아' = 김 대사 등은 보도자료 배포라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시세 차익을 올린 경우에 해당하지만 과거 판례 등에 비춰보면 혐의 입증이 쉽지 않다.

미공개 정보를 취득한 본인이 직접 주식 투자로 시세차익을 올렸다면 혐의가 입증되겠지만, 친인척이나 지인에게 정보를 알려주고 투자하게 했다면 직접적인 관련성을 증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가조작에 연루된 공직자들의 처벌이 예상외로 난관을 만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이아몬드 매장량에 따라 적용 법리도 달라질 수 있다.

CNK 측 주장이 맞거나 공직자들이 이를 사실로 믿고 투자했다면 증권거래법상 미공개 정보 이용금지 위반 혐의가 적용된다.

하지만 매장량이 크게 모자라고 김 대사 등이 이를 알고도 보도자료 배포를 지시했다면 같은 법의 사기적 부정거래에 해당할 수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kind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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