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부산지법 352호 법정에서 열린 '벤츠 여검사' 이모(36·여)씨에 대한 첫 재판에서 검찰과 변호인은 부장판사 출신 최모(49) 변호사로부터 받은 금품의 대가성을 놓고 치열한 법정공방을 벌였다.

검찰은 이 전 검사가 최 변호사의 법인카드와 벤츠 승용차를 받은 것은 최 변호사의 고소사건을 청탁해준 대가라고 주장했다.

반면 이 전 검사의 변호인은 개인적인 친분관계에 의한 것일 뿐이라며 대가성을 전면 부인했다.

검찰은 이창재 특임검사팀의 정수진 서울 남부지검 검사가 직접 출석, "피고인은 최 변호사가 동업자를 고소한 2010년 5월 법인카드와 벤츠 승용차를 받았으며 같은 해 9월13일부터 수차례 '도와달라'는 청탁을 받았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피고인은 2010년 10월8일 최 변호사 사건 주임검사에게 전화해 '빨리 처리해달라'고 했으며 이를 상기시키면서 최 변호사로부터 금품을 수수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이와 관련해 "이 전 검사에게 고소사건이 빨리 처리될 수 있도록 부탁해달라고 수차례 청탁했다"고 진술한 최 변호사의 신문조서 등 무려 191건의 증거를 제출했다.

반면 이 전 검사의 변호인은 이들 증거에 모두 동의하면서도 "피고인은 최 변호사로부터 청탁을 받은 기억이 없고, 주임검사에게 전화한 것은 최 변호사와의 관계 때문에 알아봐준 것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변호인은 "이 전 검사는 이 사건 이전에 최 변호사의 개인 신용카드를 썼고, 그 기간에 특별히 사용액이 늘어나지 않았으며 벤츠 승용차도 사건 훨씬 이전부터 받았다"면서 "개인적인 친분으로 주고받은 것을 대가성으로 보는 것은 무리"라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이어 "도덕과 법의 문제는 분명하게 구분돼야 한다"고 지적했고, 이 전 검사는 최후진술에서 "검찰에 크나큰 누를 끼치고 사회적으로 큰 무리를 일으켜 정말 죄송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오는 27일 오후 2시 이 전 검사에 대해 선고하기로 했지만 검찰은 이날 변론이 종결될 것을 예상하지 못해 구형을 못하고 추후에 서면으로 하기로 했다.

한편 이날 연두색 수의차림으로 법정에 들어선 이 전 검사는 시종 눈물을 흘리며 손수건으로 연방 눈가를 훔치는 모습을 보였다.

이 전 검사는 또 신분확인을 위한 인정신문이나 최후진술을 하면서 감정이 북받치는 듯 말을 잇지 못했고, 재판부는 이 전 검사가 청구한 보석에 대한 신문을 했지만 곧바로 결론을 내지는 않았다.

(부산연합뉴스) 민영규 기자 youngk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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