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청년리포트 - 그래도 우리는 뜨겁다
온오프믹스 양준철 사장 - 이상규 부사장

고교 1학년부터 창업경력 10년
'청춘콘서트' 등 오프라인 행사
온라인서 신청·홍보 대행사업
"맨주먹 고졸창업도 성공할 수 있다" 의기투합

“첫눈에 서로 알아봤죠. 고등학교만 나왔지만 우리는 두려운 게 없습니다.”

각종 행사와 모임을 온라인 기반으로 주선·등록해주는 서비스를 하고 있는 온오프믹스의 양준철 사장(26)과 이상규 부사장(27)은 고교 때 창업을 시작한 청년 기업가들이다. 양 사장은 열여섯 살에 ‘e-biz Key’라는 소프트웨어 개발 회사를 설립했고 이 부사장은 열일곱 살에 컴퓨터 유통회사를 만들었다. 당시 양 사장은 서울(청담정보통신고 1학년)에, 이 부사장은 부산(부산정보고 2학년)에 있었지만 인터넷 창업동호회 사이트를 통해 서로의 존재를 알게 됐다. 두 사람은 바로 만났다. “흔치 않은 고교생 창업자가 있길래 얼굴을 보고 싶어서 얼른 서울로 올라왔죠. 그때부터 둘이 같이하면 뭔가 해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이 부사장)

◆컴퓨터 고수들의 의기투합

각각의 사업이 있었기에 두 사람은 서로의 마음만 확인하고 각자의 길을 갔다. 고3 때인 2003년 양 사장은 SR엔터테인먼트라는 3D(3차원) 프린팅 관련 기술 회사를 창업하고 최고기술책임자(CTO) 역할을 맡았다. 하지만 함께 창업을 했던 사람들이 외부에서 받은 투자자금을 엉뚱한 곳에 쓰다가 구속되면서 사업을 접었다. 2000만원의 빚만 떠안게 됐다. 열아홉 살의 청년에겐 큰돈이었다.

그는 이 일을 겪은 뒤 회사 조직이 어떻게 운영되고 돌아가는지 경험해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사회 경험이 너무 부족하다고 생각했어요. 빚도 갚고 조직 경험도 할 겸 취직을 하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2004년 1월 다음커뮤니케이션에 들어갔다.

양 사장이 2006년 네오위즈로 직장을 옮겼을 때 이 부사장이 찾아왔다. 그 역시 컴퓨터 유통사업이 어려워지자 취직자리를 찾고 있던 차였다. “예전에 느꼈던 강렬한 인상이 기억나서 연락을 했는데 마침 집에 있더라고요. 그날 창업을 하기로 의기투합하고 구체적인 계획을 세웠죠.”(이 부사장)

두 사람은 우연찮게 조재호 씨가 만든 사이트 온오프믹스를 발견하게 된다. 개인사업으로 운영되던 온오프믹스를 인수, 지난해 법인으로 전환했다.

“모든 것이 온라인으로 가능한 세상인데 이상하게도 행사 신청과 접수는 여전히 오프라인 방식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더라고요. 온오프믹스는 이런 문제를 일거에 해결해 줄 수 있는 서비스였습니다. 기업들이 행사 준비를 위해 외부에 주는 용역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거든요.”

◆안철수 ‘청춘콘서트’ 대행

온오프믹스(www.onoffmix.com)는 여남은명이 참석하는 동호회 모임부터 수천명이 함께하는 대형 행사까지 홍보 및 행사 신청, 등록 등이 가능한 사이트다. 특히 안철수 박경철의 ‘청춘콘서트’ 참가 신청을 맡으면서 사이트도 덩달아 유명세를 탔다. 단순 행사 등록 및 모임 주선용으로 시작했지만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결합시키면서 폭발적인 성장세를 타고 있다. 사용자들이 모임을 개설해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것이 가능하며 페이스북 트위터 등과 연계해 인적 네트워크를 넓히는 일도 가능하게 해 준다.

현재 15만명의 회원을 확보했고 매달 200여건에 달하는 유료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유료 행사가 늘수록 수수료 수입이 증가하기 때문에 온오프믹스의 수익도 증가한다. 최근에는 다양한 여행 상품이나 가전제품 등을 판매하는 쪽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처음 시작할 땐 직원이 둘뿐이었지만 지금은 8명으로 늘었다. 이 부사장은 “유료 결제가 점점 늘어나 내년 초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 있을 것”이라며 “아직 오프라인 행사의 온라인 접수가 일반화되지 않은 중국 등 해외 시장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 사장과 이 부사장은 벤처 업계에서도 보기 드문 고졸 출신 창업가들이다. 고교만 졸업했지만 양 사장은 일곱 살 때부터, 이 부사장은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PC를 배운 컴퓨터 고수들이다. 초등학생 때 이미 프로그래머가 된 이들은 전문적인 기술만 있으면 대학에 갈 필요가 없다는 신념으로 살아왔다. 양 사장은 “세상에 나와 내 이름을 걸고 뭔가를 하려면 학력이 아니라 전문지식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어릴적 바람대로 컴퓨터 전문가가 되는 순간 고졸 학력은 아무 걸림돌이 안 됐다”고 말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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